중국 정부가 3일 우리 기업인들의 상용 복수비자(유효 기간 내 횟수 제한 없이 해당국 입국이 가능한 비자) 발급 요건을 갑자기 까다롭게 하면서 곳곳에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일부 중국 비자 발급 대행업체들은 상용비자 업무를 중단했으며, 중국 출장을 준비하던 일부 기업인은 비자 발급이 늦어지면서 당혹해하고 있다. 여행업계와 SNS 등에선 "중국 비자 발급이 전면 중단됐다"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이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외교부와 여행업계에 따르면 중국 무발국제여행사유한책임공사(이하 무발여행사) 한국 영업소의 자격이 3일 자로 취소됐다. 이 회사는 그간 국내 기업인이 중국 상용 복수비자를 받는 데 필요한 중국 기업으로부터의 초청장 발급을 사실상 독점 대행해왔다. 이에 따라 중국 현지에 공식적인 협력사가 없는 중소기업이나 개인사업자들은 중국 비자 발급에 차질을 빚게 됐다.
외교 소식통은 "그동안 중국은 형식이 미비한 초청장도 눈감아줬는데 이제는 '규정대로' 하겠다는 것"이라며 "왜 사드 논쟁이 한창일 때 이런 조치를 내놓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중국 측이 겉으론 규정을 내세우고 있지만, 사실상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 성격이 엿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여행업계와 중국과 거래해온 일부 기업들에선 혼란이 빚어졌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발급에 며칠씩 걸리는 단수비자로 중국을 한 달에 몇 차례씩 오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 현지 법인을 통해 초청장을 발급받아온 웬만한 대기업들은 이번 조치의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대규모 단체 관광객에 대한 제한 조치도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한·중 월드컵 예선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다음 달 1일 한국을 찾기로 했던 중국 응원단 3000명이 한국 방문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원수 12만명의 중국 도자기협회도 협의 중이던 방한 행사를 취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일부 민간 차원의 한국 단체 여행에도 압박을 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