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교통사고

지난 31일 부산 해운대 도심에서 사상자 17명(사망 3명)이 발생한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 김모(53)씨가 뇌전증(간질) 환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1일 부산 해운대경찰서에 따르면, 김씨는 작년 9월 뇌질환 중 하나인 뇌전증(간질) 진단을 받았다. 담당 의사는 경찰 조사에서 “김씨가 작년 11월부터 최근까지 매일 두 차례씩 복용하는 뇌전증 약을 처방했다. 뇌전증은 하루라도 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을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경련·전간·간질 등으로 불리는 뇌전증은 뇌 신경세포의 전기적 이상으로 일시적으로 뇌기능이 마비되는 뇌질환이다.

김씨는 실제로 사고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뇌전증 약을 먹는데, 사고 당일 먹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뇌전증 외에도 고혈압, 당뇨병 등의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음주 및 마약 투약 여부를 조사했지만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김씨 혈액과 소변에 대한 정밀 검사를 의뢰했다.

김씨는 2013년부터 2년간 3차례 교통사고를 냈지만, 피해가 크지 않아 경찰에 접수되지는 않고 보험사에만 관련 기록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보행로로 올라가는 등 비정상적인 사고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이번에도 앞에 차량이 서 있는데도 시속 100㎞ 이상의 속도로 질주했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과 CCTV·블랙박스 영상 등을 통해 김씨의 뇌전증으로 인한 발작이 사고에 영향을 미쳤는지 조사 중이다.

뇌전증 환자는 운전면허를 갱신하면 안 된다. 하지만 1993년 2종보통 면허를 딴 김씨는 2008년 1종 보통 면허로 변경했고, 올해 7월 면허경신 적성검사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성 검사 당시 시력·청력 등 신체 검사만 하고 뇌전증에 대한 검사는 없었다고 한다.

경찰은 김씨가 뇌출혈 등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사상자가 많은 점을 고려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