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주 한국이민정책학회 회장·부산대 교수

몇 달 전 미국 통계청은 2050년이면 한국이 일본에 이어 고령 사회국 랭킹 2위가 되고, 저출산까지 가세해 인구 감소를 겪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지난 2000년 UN은 각 국가가 향후 50년간 얼마나 이민자를 받아들여야 고령화를 상쇄할 수 있을지를 발표했다. 두 보고서를 합친 요점은 '대한민국은 외국인 유입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의 해외 소식들은 심상치 않다. 미 대통령 선거 유세에서는 트럼프의 예상치 않은 인기 급상승의 이유로 공격적인 반이민 공약이 한몫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프랑스 파리와 니스 테러 분석 과정에서는 이민자들에게 주목하고 있다. 한편 영국 브렉시트의 이면에도 반이민 정서가 자리 잡고 있다. 이민을 통한 인구 수혈이 불가피한 우리로선 당혹스러운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희망적인 것은 우리는 그들과 배경이 다르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이민자들이 국가를 건설한 미국과 다르고, 제국주의 경험에 바탕해 이민 이데올로기를 정립할 수밖에 없었던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과도 이민 수용 모델이 다르다. 그러면 같은 아시아 국가이자 이웃인 일본은 어떤가. 한·일 모두 경기 불황과 고령화 사회로의 급속한 진행 등 여러 면에서 비슷한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그런데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외래문화에 대처하는 방식은 사뭇 다르다. 한 예로 최근 일본에서는 '60대 일본인 아이돌'이 등장했다. 우리는 어떤가. 중국인 아이돌, 태국인 아이돌, 대만인 아이돌 등 외국인 아이돌도 많다. 일본은 여전히 폐쇄성이 강한 데 반해 한국은 상대적으로 개방적이고 역동적인 듯 보인다.

한국인 중에도 "일본도 이민자 수용에 인색한데 왜 우리가 개방해야 한다는 것인가"라며 반이민 입장을 가진 이들이 있다. 하지만 일본이 오랫동안 경제 침체와 고령화를 겪으면서도 폐쇄적 정책을 고집해왔기 때문에 아직도 빠져나오고 있지 못하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우리는 이민 정책에 관한 한 일본과 다른 방향으로 가야 옳은 것 아니냐는 논리에 힘이 실린다.

아무튼 이민에 관한 한 한국은 미국과도 유럽과도 일본과도 다르다. 대한민국이 최악의 사태를 맞지 않으려면 이민자를 적극 받아들이되, 우리만의 독특한 이민 정책 모델을 정립해야 한다. 지금이 바로 그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