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는 누구?]

8월 말로 예정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경선에 나서는 송영길 의원과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이 지난 24일과 25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권양숙 여사를 만났다. 두 사람 모두 출마 선언을 하자마자 권 여사부터 찾아갔다. 추미애 의원도 경선 준비에 들어간 직후인 지난달 일찌감치 권 여사를 방문했다. 정청래 전 의원은 26일 "(오늘) 권 여사를 면담하고 (출마할지) 최종 결론을 내리겠다"고 하더니 방문 직후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

당대표를 뽑는 선거라면 국가와 당의 미래를 건 치열한 각축과 토론이 벌어져야 한다. 하지만 명색이 당대표 선거에 나선 사람들이 누구에게 잘 보이는 것으로 표를 얻으려 하거나, 누구 허락을 받고서야 출마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행태를 보이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이러니 당 내부에서조차 '이래도 저래도 문재인'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것이다.

더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예상을 뒤엎고 제1당이 됐다. 그러나 그것은 새누리당이 공천 과정에서 워낙 어처구니없는 모습을 보인 데 따른 반사 이득이었을 뿐이다. 이 당의 고질적 문제인 친노 패권주의 구조는 그대로라는 얘기다. 그런데도 더민주당은 작은 성과에 취해 오히려 과거로 퇴행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단적인 예가 '성지(聖地)순례'라도 하듯이 봉하마을을 방문하는 대열이다.

노 전 대통령 추도식 때마다 봉하마을에선 볼썽사나운 일이 벌어지곤 했다. 작년 6주기 때는 새누리당 사람들이, 지난 5월 7주기 때는 국민의당 사람들이 봉변을 당했다. 더민주당이 친노·친문이라는 틀부터 깨지 못하면 국민에게 수권(受權)을 내다볼 수 있는 정당으로 인정받기 힘들 것이다.

▲지난 7월 27일 자 A35면 더민주당 전당대회 사설에서 정청래 전 의원이 권양숙 여사를 방문했다는 부분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 바로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