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의장직 박탈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공식 선언하는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힐러리 전 장관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갈등이 다시 수면으로 떠올랐다.

미국 민주당은 23일(현지시각) 투표를 통해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위원장인 데비 와서먼 슐츠 하원의원(플로리다)을 전당대회 의장직에서 해임했다고 밝혔다. 관례적으로 민주당 전당대회 의장은 DNC 위원장이 맡아왔다.

이는 전날 위키리스크가 DNC 지도부 인사 7명이 작년 1월부터 지난 5월 25일까지 주고 받은 이메일 1만 9252건과 첨부파일 8034건을 폭로한 데 따른 것이다.

위키리크스는 공개한 이메일과 첨부파일을 통해 민주당 주류 인사로 구성된 DNC 지도부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대선 후보로 밀어주기 위해 경선 과정에서 편파적으로 행동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폭로된 메일 중엔 DNC의 재무담당 최고 책임자인 브래드 마샬이 “KY(캔터키)와 WVA(웨스트버지니아) 사람들 중 누군가에게 그의 신앙이 뭐냐고 물어보는 질문을 하게 할 수 있다. 신의 존재를 믿는지 물어볼 수 있다. 그는 유대인 혈통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그는 무신론자다. 이는 여러 가지 면에서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다”라고 적은 것도 포함됐다. 유대교인인 샌더스 상원의원의 신앙을 네거티브 이슈로 부각시키려 한 것으로 보인다.

또 샌더스 상원의원이 현지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를 통해 “민주당이 자신에 대해 공정하지 못하다”고 주장한 데 대해 슐츠 의장은 “(샌더스 의원은) 한 번도 민주당 당원이 아니었던 사람처럼 말을 한다. 우리가 무엇을 하는 지에 대해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트렸다.

이러한 메일 내용을 확인한 샌더스 상원의원은 24일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DNC의 편향성을 드러낸 끔찍한 이메일”이라며 슐츠 DNC 의장에게 “그의 리더십은 의장에 걸맞지 않는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이어 “다른 것을 다 제외하더라도, 내 캠페인을 폄하하려는 사람들이 DNC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슬프고 분하다”며 “DNC의 역할이 모든 후보를 대표한다는 점은 두말할 것도 없다. DNC는 공정하고 공평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샌더스 의원은 DNC 이메일 사건이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지지 표명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고 덧붙였다.

파문이 확산됨에 따라 민주당은 23일 슐츠 DNC 위원장의 전당대회 의장 자격을 박탈했다. 동시에 모든 공식 일정도 취소했다.

새 전당대회 의장으로 마시아 퍼지(오하이오) 하원의원이 선출됐다. 그는 24일 성명을 통해 “민주당 전당대회에 기여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 “훌륭한 전당대회를 치르고 성공적인 선거, 강한 정당을 이루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를 기대한다”는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