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2일 국가직무능력표준을 고시한 것을 계기로 공공부문은 물론 민간 기업까지 NCS 기반 채용을 전면 확대할 방침이다. 하지만 정작 공무원 인사를 맡고 있는 인사혁신처는 "NCS 채용을 공무원 선발에 적용할 수 없다"는 모순된 입장을 보였다.

이날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고용노동부가 847개의 NCS를 확정·고시한 것에 대해 "공무원은 별도의 인사 평가 기준과 체계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공무원 선발에 NCS 채용을 적용하는 방안은 적절하지 않고 도입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공무원 선발 과정은 이미 학벌·나이 등을 배제하고 있기 때문에 NCS가 추구하는 공정성을 갖추고 있다고 본다"면서 "NCS는 공공기관과 민간 기업을 대상으로 만든 것이지 공무원을 대상으로 만든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사혁신처는 지난해 말부터 NCS 도입 컨설팅을 담당하는 한국산업인력공단 측과 여러 차례 회의를 갖고 NCS를 공무원 사회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했었다. 심지어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은 지난해 5월 "경쟁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NCS 채용을 공무원 시험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이근면 전 처장이 지난달 갑작스레 사임하면서 NCS 도입을 검토하던 것도 멈춘 상태"라고 말했다.

NCS는 공무원을 제외하고 공기업과 민간 기업을 대상으로 만든 표준이라는 인사혁신처의 입장도 사실과 다르다. 한 고용부 관계자는 "NCS는 공·사 구분 없이 국내 모든 산업 분야의 직무를 망라하는 표준이기 때문에 공무원을 배제한 기준이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NCS를 공직사회에 적용할 수 없다는 인사혁신처의 태도는 모순적"이라고 지적했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NCS 기반 채용의 기본 취지가 스펙이나 배경을 떠나 지원자의 능력만 따져 공정하게 뽑자는 것 아니냐"면서 "공공부문과 민간에 NCS 기반 채용을 요구하면서 공무원 선발에는 같은 기준을 적용하지 못한다는 건 논리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노동 전문가는 "임금 피크제의 경우도 정부가 앞장서서 공공부문과 민간에 도입을 독려하면서도 정작 공무원에 적용하자고 할 때는 '관련법을 개정해야 해서 도입이 어렵다'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았느냐"며 "정부가 NCS 채용 방식이 공정하다고 자신한다면 공무원 선발에 적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