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을 벌이며 대규모 상경 투쟁을 예고한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오는 25일 노조창립 29주년을 기념해 가수 초청 공연, 노래자랑 등의 행사를 갖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는 20일까지 이틀간 부분 파업으로 3500여 대, 780억원 상당의 생산차질이 발생해 중소 부품협력사들은 더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 노조원들이 노래자랑 행사 등을 갖는 것은 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차 노조는 오는 23일부터 3일 동안 조합원과 그 가족들이 모이는 '어울림 한마당' 행사를 개최한다. 일요일인 24일에는 경주 관성해수욕장에서 인디밴드, 재즈밴드 공연을 보고 댄스타임도 갖는다. 25일 오후에는 인기 트로트 가수 신유, 홍진영, 지원이 등을 불러 공연을 열고 조합원 노래자랑 행사도 갖는다. 행운권 추첨을 통해 해외 부부 여행권, 제주도 부부 여행권 등을 증정할 계획이다. 이에 앞선 20일 현대차 노조는 1만5000여 명의 노조원들이 4시간 파업에 들어갔다. 또 22일엔 파업과 함께 대규모 상경(上京) 집회도 가질 계획이다. 여기에는 기아차 노조까지 가세해 1만3000여 명이 양재동 현대차 사옥에서 집회를 갖는다. 기아차 노조는 합법적인 절차를 밟지 않고 파업 참여를 선언하는 등 '불법 파업' 논란까지 일고 있다.

현대차와 동시 파업을 진행 중인 현대중공업은 구조조정에 반대해 전날 200여 명이 3시간 파업을 한 데 이어, 이날 1500여 명의 조합원이 4시간 파업을 벌였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노조에 해당)도 4시간 파업을 벌였고, 대우조선해양은 거제 옥포 조선소에서 노조원 1000여 명이 참여하는 집회를 열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날 현재 전국 31개 사업장, 4만6400여 명이 파업에 참여했다. 이날부터 파업에 들어간 곳만 17개 사업장, 3만9000여 명이다. 22일에는 타타대우상용차 근로자 1000명도 4시간 파업을 벌이는 등 전국 61개 사업장에서 8만2200여 명이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고용부는 예상하고 있다.

한편 현대차 노사는 교섭 결렬을 선언한 지 16일 만인 21일, 올해 임금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