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포탈·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현〈사진〉 CJ그룹 회장이 재상고를 포기했다.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의 병세가 급속히 악화돼 대법원에 상고 취하서를 제출하고 검찰에 형 집행정지를 신청했다"고 19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의 형은 징역 2년6개월에 벌금 252억원으로 확정됐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수감 생활을 하기 어려운 상황인 데다가 대통령의 8·15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되기 위해 재상고를 포기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별 사면은 형이 확정된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현재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인 이 회장은 2013년 8월 신장이식 수술 이후 거부 증세와 면역 억제제 부작용을 앓고 있다. 근육이 위축되는 유전병인 샤르코-마리투스(CMT)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다리와 팔의 근육 소실 현상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19일 CJ그룹이 공개한 이재현 회장의 손(왼쪽 사진)과 발(오른쪽 사진)의 모습. 신경근육계 희귀 유전병을 앓고 있는 이 회장의 손가락은 구부러진 상태다. 또 근육위축 때문에 발등이 솟아오르고 발가락도 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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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은 "종아리 근육이 빠져 부축 없이 혼자 걷지도 못하며 무릎 관절의 통증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손과 손가락이 변형돼 젓가락질조차 하지 못하는 등 병이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CJ그룹은 "긴 투병 생활과 작년 8월 아버지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타계, 어머니 손복남 고문의 뇌경색 증상 악화 등으로 이 회장의 심리 상태가 극도로 불안해진 상황"이라며 "이 회장이 '이러다 죽는 거 아니냐'고 호소하는 등 우울증 증세가 나타나 항우울제도 복용 중"이라고 말했다.

☞샤르코-마리투스(CMT)

유전자 돌연변이로 발생하는 희귀 유전 질환. 손과 발의 근육이 점점 위축되어 힘이 약해지고 나중에는 전신 근육도 감퇴한다. 현재까지 병의 진행을 근본적으로 멈추게 하는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