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놓고 야권 내에서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드 반대 당론(黨論)을 정한 국민의당과 이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사이에 공방(攻防)이 가열되는가 하면, 각 당 내부에서도 당 지도부와 다른 목소리가 나오면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우상호·박지원 국회에서 설전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18일 당 회의에서 사드 배치와 관련한 더민주의 신중론에 대해 "국가 안보를 집권 전략으로 이용하는 것은 큰 문제"라며 "햇볕정책을 계승하겠다는 공당(公黨)이자 책임 있는 제1야당이 이런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고 했다. "제1야당으로서 책임 있는 입장을 밝히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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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사드 배치 반대 단체 면담 자리에서 박 위원장 발언과 관련해 "지도부가 여러 번 토론해서 신중론으로 입장을 정리했으며 경우에 따라 당론을 정하는 사안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안도 있는 것"이라며 "정치적 판단에 따라 입장을 정하는 건데, 그걸 갖고 압박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했다. 우 원내대표는 "우리 당을 새누리당 대하듯 하실 필요는 없지 않겠나 생각한다"고도 했다.
정부의 사드 배치에 대해 지속적으로 반발하며 더민주의 동참을 요구하고 있는 국민의당과 사드 배치 결정 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는 하되 공식적 반대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더민주 지도부가 충돌한 것이다. 야권 핵심 관계자는 "김대중 정부 시절의 '햇볕정책'을 지켜야 한다는 판단 속에 사드 배치 반대 전선(戰線)을 확대하려는 국민의당과 무작정 사드 배치에 반대해서는 수권 정당으로 인정받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더민주 지도부 모두 고심이 큰 상황"이라고 했다.
◇각 당 내부에서도 논란 계속
양당의 고민은 기본적으로는 사드 배치에 대한 찬성 여론이 더 많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지난 15일 한국갤럽이 전국 성인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사드 배치 관련 조사 결과에 따르면 '찬성' 응답자 비율이 50%로, '반대' 응답자 비율 32%보다 높았다. 또 향후 북한이 계속 도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도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사드에 강하게 반대했다가 북한이 또 핵·미사일 실험을 할 경우 오도 가도 못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양당 내부에서도 지도부 방침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더민주는 기존의 야권 핵심 지지층 이탈을 우려하면서 "당론으로 반대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다. 더민주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사드 문제로 북핵 문제에서 중요한 우방인 중국이 우리에게 등을 돌리게 된다면 그건 전략적으로 하지하책(下之下策)"이라며 "김 대표가 좋게 말하면 중립적 입장 비슷한 건데 단호하게 반대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더민주 핵심 관계자는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사드 배치 반대 운동이 확산되면 지도부가 받을 압박의 강도가 더욱 커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당은 '지역적으로는 호남 중심, 이념적으로는 중도 지향'이라는 당의 기조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다. 국민의당 한 비례대표 의원은 "사드 배치 반대 당론을 이끌고 갈 만한 내부 동력을 모으기가 쉽지는 않은 상태"라며 "일부 의원 사이에서는 '출구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고 했다. 지금까지 대응만 놓고 볼 때 양당 모두 과거 야당과 달라진 점은 일각의 사드 관련 '괴담(怪談)'성 주장과 사드 배치 반대 시위 참여에 대해서는 거리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