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 농성하는 도의원을 향해 “쓰레기”라고 막말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홍 지사는 12일 도의회 임시회의에 참석하려고 의회 현관으로 들어서면서 입구에서 단식농성 중인 정의당 여영국 도의원을 향해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여 의원이 “이제 (사퇴를) 결단하시죠”라고 말하자, 미소를 지으면서 “2년간 단식해봐, 2년. 2년 뒤에는 나갈테니까”라며 자신의 남은 임기 동안엔 단식해도 소용없다는 듯 말했다.

여 의원이 계속 책임지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홍 지사는 “쓰레기가 단식한다고…”라고 했고, 여 의원이 '쓰레기 발언'에 책임질 것을 요구하자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는 피켓을 손으로 가리키며 "그 앞에 쓰레기를 치워달라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지사는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고 말하며 차에 올랐다. 이에 대해 여 의원은 "또 막말이다"며 홍 지사를 비난했다.

여 의원은 이날 경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감직 박탈을 위해 관권을 동원한 불법 서명으로 공무원이 사지로 내몰렸는데도 반성은커녕 오히려 도민을 조롱하는 홍준표 지사의 사퇴를 요구한다"며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그는 홍 지사 사퇴를 요구하는 이유로 홍 지사가 임명한 공직자와 산하기관장, 직원들이 진보교육감 주민소환 청구 서명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을 들었다.

여 의원은 "(홍 지사는) 불법서명 사건으로 28명이 기소된 것에 대해 '무슨 사과? (구속자가) 내 새끼냐', '전투를 하다 보면 사상자도 생긴다'며 자신만 살아날 궁리를 하면서 모든 책임을 남에게 돌리는 이해할 수 없는 뻔뻔함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헌법 가치를 지키며 법을 집행해야 할 권력자와 공직자가 직위를 이용해 정치적 반대자를 제거하기 위한 불법행위나 이를 부추긴 행위는 정치적 테러행위와 마찬가지로 정의롭지 못하다"며 "더는 방관하거나 방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여 의원의 단식농성과 관련해 새누리당 이병희 의원은 이날 임시회 신상 발언을 통해 여 의원의 행위를 비판했다.

이 의원은 "한 명의 의원이 신성한 도의회를 또다시 정치투쟁의 장으로 변질시키고 있다"며 "여 의원은 2012년 장애인 평생 교육시설과 관련해 의회 마당에서 천막 농성을 하고 2013년에는 진주의료원 폐업을 반대하며 도청 앞에서 농성했다"고 했다.

이 의원은 "본인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350만 도민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된 도지사를 사퇴하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의원은 "여 의원은 옛 진주의료원 개원 주민투표와 도지사 주민소환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진주의료원 주민투표 수사 결과 허위서명으로 좌파세력 3명이 구속됐는데도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고 언급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후반기 의회에서도 안하무인의 태도와 무책임한 의혹 제기에 침묵해야 하느냐"며 "다수결 원칙이라는 의회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거리에서 정치적 투쟁만 계속한다면 이 자리에 여 의원의 자리와 명패가 있어야 할 이유는 없다"고 도의원직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이 의원은 "의회 민주주의를 부정하면서 단식농성을 하고 동료 의원들에 대한 무분별한 폄하발언을 계속한다면 도의원 윤리강령이나 윤리실천규범에 따라 여 의원의 책임을 묻는 행동에 들어갈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