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28), 김세영(23), 양희영(27), 전인지(22).

112년 만에 골프가 정식 종목으로 복귀하는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에 도전할 한국 여자 골프 대표 4명이 결정됐다. 리우올림픽 출전 자격은 US 여자오픈이 끝난 11일 발표된 세계 랭킹이 기준이다.

남녀 각각 60명씩 출전해 개인전만 열리는 올림픽 골프에는 세계 랭킹에 따라 국가별로 2명씩 기본 쿼터가 주어지지만, 세계 랭킹 15위 이내 선수는 한 나라에서 4명까지 출전할 수 있다. 박인비가 세계 3위, 김세영이 5위, 양희영이 6위, 전인지가 8위다. 한국은 10위 장하나와 12위 유소연까지 6명이 15위 이내에 들지만 두 명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골프 여제' 박인비 선수는 누구?]

올림픽 엔트리 결정의 최대 변수는 허리 부상에 이어 최근 왼손 엄지 부상으로 제대로 경기에 뛰지 못하던 박인비였다. 박인비는 최근 국내에서 재활과 훈련에 몰두하며 부상 정도를 점검한 뒤 이날 출전 결심을 밝혔다. 그는 "올림픽 출전은 오랜 꿈이자 목표였다"며 "최근 손가락 부상이 많이 호전돼 올림픽에 나가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자골프대표팀 감독인 박세리는 "박인비가 올림픽에 나선다는 소식을 듣고 든든한 마음이 든다"며 "성적도 중요하지만 박인비가 출전하는 것만으로도 대표 팀원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반겼다.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이룬 박인비, 기적 같은 샷을 날리는 김세영, 기복 없이 꾸준한 활약을 펼치는 양희영, 큰 대회에 강해 한·미·일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해본 전인지로 이뤄진 여자 대표팀은 세계 최강이라는 평가를 들을 만하다. 하지만 세계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 2위 브룩 헨더슨(캐나다), 4위 렉시 톰프슨(미국), 7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등 만만치 않은 라이벌들이 있어 명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한국의 박성현은 이날 끝난 US여자오픈(캘리포니아주 샌마틴의 코르데바예골프장)에 초청 선수로 출전해 마지막까지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쳐 주목받았다. 박성현은 선두에 1타 뒤진 상황에서 맞이한 18번홀(파5)에서 홀까지 220야드를 남기고 17도 하이브리드 클럽으로 '투온'을 시도했지만 워터해저드에 공이 빠지며 보기를 기록했다. 박성현은 최종합계 4언더파 284타로 리디아 고, 양희영, 지은희와 함께 공동 3위가 됐다.

박성현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내가 후회되는 건 18번홀의 클럽 선택이 아니다. 왜 좀 더 좋은 샷을 치지 못했을까. 답은, 아직 부족해서 그래~'란 글을 올렸다. 단독 선두로 4라운드를 출발했던 리디아 고는 9번홀(파5)에서 더블보기를 기록하는 등 샷 난조를 보이며 3타를 잃었다.

이번 대회 우승은 세계 랭킹 40위 브리트니 랭(미국)이 차지했다. 랭은 합계 6언더파 282타로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와 연장전에 들어가 승리했다. 2006년 LPGA 투어에 데뷔한 랭은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하며 상금 81만달러(약 9억3000만원)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