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 금수저가 아니라 룸수저."
"○○○는 지금 A그룹 둘째와 불륜 중."
걸핏하면 폭로이고 도촬이다. SNS에서 벌어지는 사이버 명예훼손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유명인도 아닌 일반인의 실명과 사진, 각종 신상정보를 낱낱이 공개하면서 '카더라' 하는 얘기를 풀어놓는 계정이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다. 연예인을 비롯한 유명 인사들의 뒷얘기를 싣는 소위 '증권가 찌라시'나 연예인을 몰래 촬영하는 파파라치 언론을 따라 만든 이른바 '일반인 찌라시'다.
시작은 지난달쯤 만들어진 '강남패치'. '패치'는 한 인터넷 연예매체 이름에서 따왔다. '강남패치'는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예쁜 외모나 화려한 사생활로 화제를 모았던 SNS 스타들이 알고 보니 화류계 여성이더라는 식의 주장을 펼쳐나갔다. 실명은 물론이고 성형 전후 사진, 전 남자친구 사진, 가족사진까지 올려놓고 이들을 공격하는 전형적인 '찌라시' 형태를 취했다. 인스타그램 계정 소개 말미엔 "훼손될 명예가 있다면 날 고소하라"고 적혀있다. 계정이 생긴 지 며칠 만에 팔로어가 10만명을 넘어서면서 논란도 더욱 커졌다. 지난달엔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피해자를 개별적으로 찾아가 조사를 하기도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강남패치 인스타그램은 삭제된 상태다. 이 계정 운영자는 그러나 "화끈하게 복귀하겠다"면서 전용 웹페이지와 7~8개의 SNS 계정을 여전히 운영하고 있다.
강남패치를 따라 한 유사 계정도 줄줄이 생겼다. 일반인 남성들의 사생활을 폭로하는 '한남패치'(유흥업소를 드나드는 남성의 신상 공개)부터 '창놈패치'(불법 성매매를 하는 남성의 신상 공개), '일베충패치'(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이용자 공개)까지 등장했다. 이 계정들은 대부분 일반인 남성들의 실명과 사진, 친구들 사진까지 올려놓고 이들이 '유흥업소를 자주 드나든다' '유부녀와 부적절한 관계다'라는 식으로 주장한다.
최근엔 지하철 임산부 전용석인 '핑크 카펫'에 앉은 남성의 사진을 몰래 찍어 여과 없이 인터넷에 올리는 '오메가패치'도 등장했다. '오메가'는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쓰이는 '임신이 가능한 남자'라는 뜻의 은어. 다시 말해 '임신한 남자라서 임산부 전용석에 앉았냐'라고 비꼬는 말이다. 무심코 지하철 임산부 전용석에 앉았다가 얼굴이 인터넷에 공개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인터넷상에선 '모든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드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자신의 사진이 올라온 것을 발견한 몇몇 남성은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이에 서울 광진경찰서는 6일 오메가패치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가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측은 "정보통신망을 통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엔 그것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3년 이하의 징역과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면서 "타인의 개인정보를 함부로 퍼뜨리는 것, 허락을 받지 않고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는 것은 모두 명백한 범죄 행위"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