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양호 하나MK(주) 대표

[[키워드 정보] 민영화란 무엇인가]

정부는 최근 전력 판매 부문의 민간 개방 계획을 발표했다. 이유는 소비자 선택권 확대와 요금 인하이며, 롤모델은 일본 전력시장 민영화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력 개방이 세계적 추세이고, 독점국은 OECD 국가 중 우리나라와 이스라엘 정도라고 했다.

하지만 이 계획에는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이스라엘은 서쪽이 바다이고, 둘러싼 국가 대부분이 적대적 관계이다. 삼면이 바다이고 북쪽도 북한이어서 섬 아닌 섬나라인 우리나라와 흡사하다. 전력은 경제뿐 아니라 안보에도 매우 중요하다. 이스라엘이 개방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리고 도쿄전력 소속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경우, 이윤 추구보다는 국리민복과 재난 예방이 우선인 선진형 공기업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요금은 우리의 2.5배이면서도 천문학적 부채 구조를 가진 일본 전력산업 벤치마킹은 어불성설이다.

소비자 선택권 확대도 오해하기 쉬운 것 중 하나이다. 휴대폰·자동차 등 공산품은 제조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통해 가격 인하와 품질 향상을 도모한다. 하지만 전기는 특성상 어느 것을 산다 해도 기본적으로 동일 지역에서는 품질이 같다. 대부분의 전력 민영화 국가가 경험한 것처럼 같은 전기를 좀 더 비싸고 좀 더 불편하게 사용하게 될 뿐이다. 유통 구조가 늘고 판매자와 유지관리자가 달라 정전 등 사고 시 책임 소재가 불명확해 서비스 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전력산업 분할매각 구조개편의 주요 내용 중 하나는 유통구조의 다단계화이다. 즉 종전에는 생산자가 소비자에게 직접 공급했으나 개편 후에는 전력 생산자, 전력거래소, 송전사업자, 전력거래소, 배전사업자, 전력거래소를 거쳐 판매사업자가 소비자에게 파는 구조가 된다. 관련 사가 늘어 수많은 중복형 임직원 자리가 생기면서 고용에는 기여할지 몰라도 결국 소비자 부담만 증가한다. 이런 구조로는 해외 수주도 이전투구가 불가피하고 국제 경쟁력 우위 확보는 꿈도 꾸기 힘들다.

전력사업 구조개편 이전의 한전은 생산성·열효율·이용률 등 각종 지표가 세계 최정상급이었다. 통합의 시너지와 규모의 경제성 덕이다. 지금은 분할 민영화나 민간 개방 시점이 아니라, 재통합이 절실한 때이다. 토공과 주공을 합치는 등 유사 기관 통합이 순리인데 전력산업만 쪼개어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잘못을 저질러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