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현지 시각 8월 5일 개막)까지 이제 한 달 남았다. 한국은 2016 리우올림픽에 최대 24개 종목 선수 200여 명이 출전할 예정이다. 4일 현재 복싱과 골프를 제외한 22개 종목 선수 194명이 확정됐다. 한국 선수단 목표는 금메달 10개 이상을 획득해 4회 연속 종합 메달 순위 '톱 10'에 드는 '10―10'이다. 한국 선수단은 오는 27일 전세기를 타고 리우로 떠난다.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는 이용대와 기보배는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에 태어난 동갑내기다. 배드민턴 국가대표 이용대는 2008 베이징올림픽(혼합 복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양궁 스타 기보배는 2012 런던올림픽 개인·단체전을 석권하며 2관왕에 올랐다. 이제는 한국 선수단의 주축으로 성장한 '88둥이'다. 올림픽 개막을 한 달 앞두고 두 선수를 태릉선수촌에서 만났다.
"안녕하세요." 훈련이 30분 먼저 끝난 이용대가 기보배의 양궁장을 찾아 인사를 건넸다. 선수촌에서 오가다 마주친 일은 있지만 단둘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건 처음이라고 했다.
이용대는 "88년이 용띠 해인데, 부모님이 저더러 '큰(大) 용(龍)'이 되라고 이름을 '용대'로 지어주셨다"고 했다. 기보배는 "서울올림픽부터 한국 여자 양궁은 올림픽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다"며 "내가 태어난 해에 한국 양궁의 위대한 역사가 시작돼 더 영광스럽다"고 했다.
'올림픽 키즈'인 이용대와 기보배는 우연한 기회에 운동을 시작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활을 잡은 기보배는 "선생님이 양궁 하고 싶은 사람 손들라고 했는데 귀신에 홀린 듯이 손을 번쩍 들었다"며 "그땐 양궁이 뭔지도 몰랐다"고 했다. 이용대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살을 빼려고 배드민턴부에 가입했다고 한다.
동갑내기는 2년 전 큰 시련을 겪은 것도 닮았다. 당시 이용대는 도핑 검사를 회피했다는 이유로 자격정지 1년 처분을 받았다. 고의가 아니었기에 3개월 만에 징계가 취소됐지만 그사이 선수로 어떤 공식 활동도 할 수 없었다. 그는 "배드민턴에 대한 간절함이 더 커진 시간이었다"고 했다. 기보배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전에서 탈락한 일을 잊을 수 없다. 지금 두 선수에게 리우올림픽은 더욱 간절한 무대가 됐다. 기보배에겐 여자 양궁 단체전 8연속 제패라는 큰 목표가 있다. 이용대는 "리우가 마지막 올림픽 무대라는 생각으로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고 다짐했다.
인터뷰 도중 둘은 즉석에서 자기 종목을 가르쳐 주는 '미니 강습회'를 열었다. 코트에서 강력한 스매싱을 내리꽂는 이용대는 활시위를 잡아당기다가 놀란 표정으로 기보배를 봤다. "이렇게 뻣뻣한 걸 당긴다고요? 꼼짝도 안 하는데?" 다시 한 번 힘껏 활시위를 당기는 이용대의 오른팔이 부들부들 떨렸다. 기보배는 "배드민턴 선수가 팔 힘이 이렇게 약하면 어떡해요. 팔씨름하면 내가 이기겠네"라고 놀렸다.
진땀을 흘리던 이용대는 기보배에게 배드민턴을 가르쳐 줄 차례가 되자 진지한 표정으로 라켓 쥐는 법을 알려줬다. 이용대는 "셔틀콕 무게가 5g 정도밖에 안 돼 미세한 바람에도 궤도가 바뀔 수 있다"고 하자 기보배가 고개를 끄덕였다. "바람을 이겨내야 하는 건 양궁도 마찬가지예요. 우리가 종목을 바꿔서 해도 잘할 것 같은데요?"
숙소로 돌아가려는 기보배에게 이용대가 생일을 물었다. 생일(2월 20일)이 빠른 기보배가 87년생과 같은 해에 학교를 다녔다고 하자 이용대가 살짝 당황했다. "헉, 그러면 누나인가요?"(이용대) "아니, 누나라고 부르지 마요. 한 살이라도 더 어려 보여야 하는데~."(기보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