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향후 국회 논의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새누리, 더불어민주, 국민의당 등 여야 3당은 추경 편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추경 내용 등에 대해서는 인식차이를 보이고 있다. 새누리와 국민의당은 ‘구조조정으로 인한 실업대책’ 중심의 추경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누리과정에 대한 국가보조가 추경에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추경 예산안이 국회로 넘어와서 본격적인 예산 심의를 하게 되면 적잖은 논란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 여야, 7월 중 예결위 가동 합의…정부, 7월 중순쯤 추경안 제출할 듯

28일 여야 정치권에 따르면, 김도읍 새누리, 박완주 더불어민주,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 대표들은 7월 결산 일정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7일부터 14일까지 지난해 정부 예산사업에 대한 결산을 각 상임위원회 별로 진행하고, 14일부터 27일 사이에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을 가동하기로 했다.

국회 안팎에서는 이 같은 결산 일정이 추경 심의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8월 31일까지인 결산 마감기일 보다 한달 가량 앞당겨 7월에 결산을 마치기로 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결산 일정이 추경 예산안을 원할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부도 이 같은 일정을 감안해 늦어도 7월 중순쯤에는 추경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추경을 편성하겠다는 의사결정이 최근에 이뤄졌기 때문이 이제 예산편성을 시작해야 할 상황”이라면서도 “국회 일정을 감안해 다음달 중으로 추경 예산 심의가 가능하도록 되도록 빨리 추경안을 편성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추경 효과가 한시라도 빨리 국민 여러분께 전달될 수 있도록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국회에 제출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지난 24일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관련 당정 간담회에서도 7월 중 추경 예산안이 국회에서 통과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 누리과정 예산·구조조정 책임론, ‘신속한 추경’ 변수될까

여야 정치권에서도 추경편성의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다. 추경에 소극적이었던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의장은 정부의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이 발표된 후 “추가경정 예산 편성을 할 수 있다면 현 경제 상황을 충분히 고려한 맞춤형 추경안이 신속히 마련돼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추경 예산안 편성에 속도를 낸다면 7월 중 추경예산의 국회 통과가 가능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2008년과 2009년, 2013년 추경 때 국회 제출에서 통과까지 평균 47일이 걸린 데 비해, 지난해 ‘메르스 추경안’은 국회에 제출된 지 18일만에 의결이 됐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경제 불안 요인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에 정치권이 신속한 추경 심의에 제동을 걸만한 상황은 아니다.

다만, 추경 기조에 대한 시각 차가 주요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실업대책, 군함·대형 해양경비정·관공선 등 조기발주를 통한 중소 조선사 지원 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만,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을 추경에 포함시키는 것이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민주당은 추경안에 누리과정에 대한 국고보조(1조7000억원)가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이번에 추경을 하게 되면 10조원 가량 내국세 수입이 늘어나기 때문에 지방교육교부금 2조원 가량이 지방 교육청에 내려가게 된다”면서 “누리과정 재원이 확보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야당측 요구가 자연스럽게 반영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추경 심의 과정에서 구조조정 책임 공방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2야는 추경의 빌미를 제공한 부실한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책임 규명을 하는 청문회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구조조정 책임공방이 가열되면서 추경 심의가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 관계자는 “기업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부실화된 것에 대한 책임을 묻는 청문회 등을 추진하더라도 그것 때문에 추경 심의 일정이 늦어지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추경 심의와 구조조정 부실화 책임 규명은 투트랙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