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문제와 관련, 산업은행을 감사했던 감사원이 대우조선 감독 의무가 있는 홍기택〈사진〉 전 산업은행 회장에 대해 '봐주기 감사'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홍 전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 인수위 출신이다.
국회 법사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 측은 27일 감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근거로 "감사원은 지난해 10~12월 산업은행 감사를 통해 홍 전 회장이 대우조선해양 임직원의 부당 성과급 지급을 묵인한 사실을 알고도 금융위원장에게 '조사 개시 통보'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감사원법은 감사 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난 당사자에 대해 감사원이 소속 기관장에게 '조사 개시 통보'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소속 기관의 장은 '조사 개시 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감사원 처리 결과가 확정되기 전까지 어떠한 인사 조치도 할 수 없다.
자료에 따르면 감사원은 작년 11월 24일과 26일, 지난 1월 22일 등 세 차례에 걸쳐 문제가 드러난 산업은행 임직원 8명에 대해서는 '조사 개시 통보'를 홍 전 회장에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 처리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당시에 파악했던 것이다. 백 의원은 "(그런데) 정작 감사원은 산업은행의 지도·감독권이 있는 금융위원장에게 홍 전 회장에 대한 '조사 개시 통보'를 하지 않았다"며 "그 결과 홍 전 회장은 지난 2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로 영전할 수 있었다"고 했다.
감사원은 감사 6개월 뒤인 지난 15일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홍 전 회장은) 대우조선해양이 대규모 영업 손실이 발생한 상황에서 격려금을 지급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판단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인사 자료 통보' 조치만 했다. '인사 자료 통보'는 공직자의 임면·승진 과정에서 '참조'를 하라는 의미로, 이미 AIIB로 자리를 옮긴 홍 전 회장에 대해서는 실효성이 없어 '뒷북 문책'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백 의원은 "친박 인사인 홍 전 회장이 AIIB 부총재로 자리를 옮길 수 있도록 감사원이 의도적으로 '봐주기 감사'를 한 것은 아닌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