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23일 STX 계열사가 차기 호위함 사업 등을 수주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한 대가로 아들 회사를 통해 7억7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옥근(64·사진) 전 해군 참모총장의 상고심에서 '정 전 총장이 직접 받은 뇌물로 보긴 어렵다'는 취지로 유죄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정 전 총장은 1심에선 징역 10년, 2심에선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STX 계열사는 2008년 7월 정씨의 아들이 주요 주주(株主)인 요트 회사에 후원금을 건넸다"며 "정씨가 직접 후원금을 받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뇌물 수수 혐의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STX가 요트 회사에 전달한 거액의 후원금은 당시 해군 참모총장이었던 정씨의 직무와 관련 있는 뇌물의 성격으로 보이지만, 정씨가 직접 받지 않았기 때문에 검찰이 그에게 적용한 단순 뇌물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검찰은 파기 환송심에서 정씨에게 단순 뇌물이 아닌 '제3자 뇌물 제공죄'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씨가 해군의 유도탄 고속함 사업 등에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는 STX의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제3자(요트회사)에게 뇌물을 전달하도록 했다는 식으로 기소 내용을 변경한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대법원의 판단은 '뇌물이 아니다'가 아니기 때문에 뇌물을 받은 주체를 요트 회사로 변경하면 정씨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