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완다그룹 왕지안린 "브렉시트되면 유럽 헤드쿼터 옮길 것"
日 닛산 도요타, "찬성파 선거 팸플릿에 로고 무단 사용 안돼"
노무라 "영국 투자비중 높은 홍콩, 말련, 싱가포르 기업 타격"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Brexit)를 결정하는 국민투표를 하루 앞두고 찬반 지지율이 팽팽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표 결과를 한 치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 일본 중국 인도 등 아시아 대기업과 국가 수장들이 경고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각) 분위기를 전했다.
WSJ에 따르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최근 “영국에서 사업을 하는 일본 기업들은 영국이 EU의 관문이기 때문”이라며 “브렉시트가 가결되면 영국은 일본 투자자들에게 덜 매력적인 곳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중국 시진핑 주석 역시 영국의 EU 잔류를 공식 지지했다. WSJ는 “각국 수장들이 자국 기업들의 유럽 시장 접근성을 이유로 영국이 EU에 잔류하기를 촉구했다”고 전했다.
중국 다롄 완다그룹의 왕 지안린 회장은 최근 영국 방문길에 “브렉시트가 가결되면 런던에 있는 유럽 헤드쿼터를 다른 곳(나라)으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다롄그룹 영국 초호화 선박사인 선시커를 포함해 꽤 많은 투자를 한 상태다.
홍콩 허치슨 그룹의 리카싱 회장은 브렉시트가 가결되면 영국 투자분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허치슨 그룹은 지난해 운영 수익의 37%를 영국 인프라사업에 투자했다. 인도 타타그룹도 수석경영진과 직원들이 “결과를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타타그룹은 영국에 총 6만9000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재규어 랜드로버 등 다양한 기업을 소유하고 있다.
재규어 랜드로버의 랄프 스페어 최고경영자(CEO)는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면 자사 제품을 보다 광범위한 시장에 수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사내 통신을 통해 직원들에게 전달했다. 지난해 재규어 전체 매출의 25%를 유럽이 차지했다.
일본 도요타는 성명을 통해 “영국 브렉시트 국민투표에 간여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영국이 EU의 회원국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 자사의 장기적 경쟁력 차원에서 최선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도요타는 얼마 전 브렉시트 찬성파가 국민투표 선거 팸플릿에 자신들의 로고를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법정 소송을 제기했으며 닛산도 이에 뒤따랐다.
닛산의 카를로스 곤 회장은 “영국의 EU 잔류와 탈퇴 두 진영 가운데 어느 곳도 지지하지 않는다”면서도 “영국이 EU에 잔류하는 것이 기업으로서는 최선”이라고 말했다. 닛산은 지금까지 영국에 총 37억 파운드(약 54억 4000만달러)를 투자했으며, 현재 총 8000명을 고용하고 있다.
닛산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 업계는 유럽으로 수출하는 완성차의 관세 및 통관 처리 혜택을 고려, 영국에 주요 거점을 두고 있다. WSJ는 “이들은 브렉시트가 가결되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유럽으로 수출하는 제품에 대한 혜택을 누릴 수 없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도요타가 유럽으로 수출하는 완성차의 90%가 영국산이다.
FT는 “브렉시트는 아시아 경제 그 자체보다 영국에 투자한 아시아 기업에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십여년 동안 아시아 기업의 영국 인프라 설비 투자가 줄을 이었다. 싱가포르 운송사업자인 컴포트델그로의 영국 수익 비중은 전체의 25%에 달한다. 이 회사는 영국에서 8000대 이상의 택시와 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WSJ는 특히 “중국은 브렉시트가 유럽과의 관계 강화에 악영향을 미치진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은 중국이 추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서명한 최초의 서양 국가이며, 양국 관계는 올초 시진핑 주석의 영국 방문으로 더욱 밀접해진 상황이다.
한편 노무라연구소는 투자노트를 통해 “영국 투자 비중이 높은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기업들이 브렉시트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