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친박계와 비박계가 17일 유승민 의원 복당(復黨) 문제를 놓고 사실상 내전(內戰) 수준의 계파 갈등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0일 의원 워크숍에서 발표했던 ‘계파 청산 선언문’을 1주일 만에 자기 손으로 찢어버린 셈이다.
친박계 3선 및 재선 의원 10여명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들은 유 의원의 복당을 취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이를 위해 의원총회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진석 원내대표가 지난 16일 혁신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복당을 강압적으로 추진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정 원내대표에 대한 퇴진 요구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정 원내대표가 일정 부분 책임을 느끼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며 “많은 분들이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고 또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지 못한 원내대표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할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비박계도 반발하고 있다. 한선교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 친박계의 반발에 대해 “아주 강한 친박 성향의 의원들 몇 분, 어제 저녁에 뉴스 나오는 거 보면 몇 분 안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복당은) 당헌·당규상 큰 하자는 없고 그것으로써 결정됐다고 본다. 기왕 이런 결정이 내려진 것을 그 어떤 계파 간의 득실을 떠나서 이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또 “이미 차(車)는 떠나갔다”고 했다.
비박계로 비대위원인 김영우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비대위의 복당 결정이) 비박(非朴)의 쿠데타라고 (친박) 일각에서 비판하고 있는데 민심에 따르고 각자의 양심에 따라 무기명 투표한 행위가 어떻게 쿠데타인가”라고 했다.
새누리당 지도부인 혁신비상대책위는 사실상 기능 마비 상태이다. 김희옥 위원장이 지난 16일 복당 승인 결정 이후 “거취 문제를 고민해봐야겠다”며 사무실을 떠났고 이날 오전까지 업무에 복귀하지 않고 있다.
당청(黨靑) 관계도 삐끄덕 거리고 있다.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복당 문제와 관련해 “당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서는 말씀을 드릴 게 없다”고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들은 유 의원 복당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조선일보와 통화에서 “비대위가 사전에 말 한 마디도 없이 유 의원을 복당시켰다. 우리를 완전히 ‘멘붕’ 상태에 빠뜨렸다”며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