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저녁 경북 경주시 충효동 경주문화중고등학교 강당에서 뉴코리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단장 송재룡)의 연주회가 열린다. 2004년 시작해 올해로 13번째 공연이다. 초기에는 이 학교 학생들만 참석했지만 지금은 학부모와 지역 주민까지 함께 즐기는 축제가 됐다.
이 공연은 우창록(63) 법무법인 율촌 대표변호사의 권유로 시작됐다. 이 학교 졸업생인 그가 뉴코리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후원회장을 맡으면서부터다. 우 변호사는 "내가 어릴 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경주에서는 공연이나 전시 등 문화 행사를 접하기 어렵다"며 "나는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을 후배들이 체험하게 해주고 싶었다"고 했다.
연주자 70여명으로 구성된 뉴코리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경주문화중고교뿐 아니라 문화 소외 지역을 찾아간다. 2000년 창단 후 지금까지 전국 각지를 돌며 220회 넘는 음악회를 열었다.
2013년에는 백령도 흑룡부대를 찾아가 장병과 지역 주민에게 연주를 들려줬고, 작년 10월에는 독도에서 독도수비대원 및 함께 배를 타고 간 사람들을 관객으로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송재룡 단장은 "우리 연주에 맞춰 다 같이 애국가를 불렀는데 그때 그 뭉클했던 감정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우창록 변호사가 후원회장을 맡은 건 어린 시절 기억 때문이다. 농부의 아들이었던 그는 학비를 댈 수 없을 만큼 가정형편이 어려웠다. '검사가 되고 싶다'는 꿈은 접고 '생계를 위해 빨리 공장에 취업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그가 꿈을 이어가도록 도와준 건 초등학교 5학년 담임선생님이었다. "선생님이 '성적이 우수하면 계속 공부할 수 있다'면서 수업이 끝나도 공부를 더 시키셨어요. 덕분에 성적 우수 장학금을 받아 중·고교를 졸업했고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죠."
우 변호사는 현재 '대한민국 교육 봉사단' 이사장도 맡고 있다. 대학생들로 구성된 봉사자들이 도움이 필요한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을 모아 일주일에 한 번씩 가르치며 학습을 도와주는 단체다.
그는 "내가 누군가의 도움으로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처럼, 환경이나 형편 때문에 꿈을 포기하는 사람들을 꾸준히 돕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