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황룡사 터에서 통일신라시대 촌주(村主·지방 유력자에게 준 말단 행정 관직) 이름으로 추정되는 글씨가 새겨진 청동접시가 나왔다.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이 조사 중인 황룡사 남쪽 담장 외곽 부지에서 통일신라 말기에 폐기된 것으로 추정되는 우물 유적이 확인됐다고 16일 밝혔다. 우물 안에선 '달온심촌주(達溫心村主)'라고 뒷면에 새겨진 청동접시와 편평하고 납작한 편병(扁甁) 등의 토기류, 중국 백자 조각, 평기와, 청동제 손칼 등과 함께 당시 사람들의 식생활을 짐작할 수 있는 밤·복숭아·잣 등의 씨앗 껍질과 생선뼈 등이 출토됐다.
조사단은 "'달온심'은 촌주의 이름 혹은 지명으로 추정된다"며 "제사 때 사용한 토기 등과 함께 묻혔던 것으로 미뤄 통일신라 말의 황룡사 의례와 관련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번 발굴에서는 황룡사 터와 동궁 터 사이를 잇는 동서 도로와 황룡사 동쪽에서 분황사로 연결되는 남북 도로가 확인됐다. 연구원은 황룡사의 대지가 습지를 매립해 조성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덧붙였다. 대규모 토목공사를 통해 남쪽에서 북쪽, 동쪽에서 서쪽 방향으로 흙을 교대로 다지면서 쌓았다.
하지만 일각에선 "'달온심촌주'라고 판독하는 게 맞는지부터 추가 조사와 연구가 필요한 대목"이라며 "신라왕경 복원을 위해 무리하게 발굴의 의미를 확대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황룡사는 553년(진흥왕 14) 창건된 신라 최대 규모의 사찰로 신라왕경 핵심 권역 안에 자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