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및 성병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기구인 콘돔.

성인용품 산업계의 ‘애플’을 자칭하는 한 제조업체가 혁신적인 콘돔을 개발했다고, 미국 매체 테크인사이더는 13일 소개했다.

스웨덴에 있는 성인용품 제조업체인 ‘레로(LELO)’의 대표 필립 세딕은 8년 전 공학도 시절, 콘돔을 사용하면서 불만을 가졌다.

100년 전쯤 처음 사용되기 시작한 콘돔은 ‘쉽게 벗겨지고 찢어지며 착용감이 나쁘다’는 문제점이 많이 지적됐지만, 지금까지 큰 개선이 없었다고 생각했다. 세딕은 남성들이 쓰고 싶은 콘돔을 직접 만들기로 결심했다.

세딕이 처음에 새 콘돔 소재로 주목한 것은 폴리우레탄 등 각종 신소재. 하지만, 미국 식약청으로부터 소재의 안전성을 확인 받아 시중 판매하기까지는 수십 년이 걸릴 수도 있었다. 그래서 이미 안전성이 검증된 기존의 라텍스 소재로 새로운 콘돔을 만들기로 했다고.

세딕은 “처음엔 콘돔이 너무 단순해 보여, 소재를 바꾸지 않고 어떻게 차별화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긴 연구 끝에 최근 내놓은 콘돔은 ‘헥스(HEX)’. 기존의 콘돔과 같은 남근 모양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1개의 콘돔 표면에 모두 350개의 정육각형(hexagon) 무늬가 있다.

매끄러운 남근 모양의 틀을 액화라텍스에 한번 담그고 말린 뒤 벗겨내는 과정으로 만들어지는 기존 콘돔과 다르게, 헥스는 ‘벌집무늬’를 새긴 틀을 세 번 담그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이 과정 거친 후 마른 콘돔을 벗겨내면 콘돔 안쪽에 굵고 짙은 색으로 생긴 벌집무늬가 생긴다.

세딕은 “이 독특한 벌집무늬가 콘돔이 찢어지고 벗겨지는 것을 방지한다”고 말한다.

헥스는 어느 부분을 잡아당겨도 정육각형의 모서리 여섯 방향으로 늘어나 잘 찢어지지 않는다. 바늘로 구멍을 뚫어도 구멍이 뚫린 한 칸만 손상될 뿐, 기존의 콘돔처럼 전체가 찢어지지 않는다. 또 콘돔 안쪽에 자리 잡은 무늬는 콘돔이 성기에서 미끄러지는 현상을 방지한다. 두께도 0.45mm로 얇아 착용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고.

세딕은 “기존 콘돔의 최대 문제점은 남성들이 별로 쓰고 싶어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기존 콘돔과 마찬가지로 임신 및 성병을 100% 예방할 수는 없지만, 착용감이 훨씬 개선돼 더 많은 남성의 콘돔 사용을 장려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헥스의 제조 원가는 일반 콘돔 제조원가의 2.5배. 이 탓에, 제품 가격은 3개들이(약 1만 1500원)·12개들이(약 2만 2500원)·36개들이(약 5만원)로, 결코 저렴하지 않다. 현재는 인터넷에서만 판매한다.

세딕은 “대기업이 되기 보다는, 듀렉스와 같은 기존 콘돔 제조업체들에게 품질 개선의 원동력을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