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종들에 이르되 제일 좋은 옷을 내어다가 입히고, 손에 가락지를 끼우고, 발에 신을 신기라. 그리고 살진 송아지를 잡으라. 우리가 먹고 즐기자. 이 내 아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으며 내가 잃었다가 다시 얻었노라 하니 그들이 즐거워하더라.

인용한 성경 구절인즉슨, 유산을 미리 당겨 받고 집을 나가 흥청망청 그 재산을 다 탕진하고 터덜터덜 돌아온막내 아들을 반기며 아버지가 잔치를 열었다는 이야기다. 그 유명한 ‘돌아온 탕아’의 이야기다.

힐러리 클린턴과 빌 클린턴

현재 미국 민주당의 대선주자이자, 재임 시절 세기의 성 추문을 일으킨 빌 클린턴 煎 미국 대통령의 아내였던 힐러리 클린턴은 몇 달 전 연설에서 '돌아온 탕아'를 '이례적으로' 언급했다. 에둘러 표현하긴 했지만 '탕아'는 남편 빌 클린턴을 가리키며, 그녀 자신은 물론 탕아의 아버지 역할을 자처했다. 성경 속 아버지처럼 잔치를 벌이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바람 핀 남편을 용서하고 받아줬다.

'협박사건' 후 공개된 이병헌·이민정의 다정한 모습

재작년 '로맨틱, 성공적'이라는, 본인은 전혀 의도하지 않은 유행어까지 생겨나며 업계를 한동안 시끌벅적하게 만들어준 '이병헌 음란동영상 50억 협박 사건'이 있었다. 사건 이름은 꽤나 거창하나 기실 알고 보면 유부남이 한참 어린 여성과 잠시 '썸'을 탄 것이다. 이병헌은 이민정과 결혼한 지 1년이 채 안 된 새신랑이었다. '썸'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언론에 알려진 두 남녀의 메시지 대화 내용을 보면, 조금 상스럽게 말해서 이병헌이 스무 살 어린 모델에게 '하룻밤'을 요망(要望)한 것이다. 약간의 선물을 좀 주고.

결과적으로 바람을 핀 건 아니지만(실패했지만) 그러려고 했던 의도가 명백히 드러난 상황에서, 사람들이 궁금한 건 무엇보다 새신부의 반응이다.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이 초미의 관심사였으나 이민정의 반응은 무반응이었다. 아무 일도 없는 양 부부는 여행도 하고 아이도 낳고 친척 행사에 참석도 하고 돌잔치도 했다. 속사정은 알 수 없으나 일단 겉으로 보기에 부부는 서로 화해하고 용서한 것 같다.

김새롬과 이찬오 셰프의 결혼 모습

넘실대는 쿡방의 물결 한복판에서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가 여자 연예인과 결혼을 하면서 조금 더 빠르게 유명해진 이찬오 셰프도 최근 구설에 올랐다. 제주도에서 촬영된 동영상 때문이었다. 한 일반인 여성을 무릎에 앉히고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찬오 셰프 역시 결혼한 지 1년이 안된 새신랑.

필요 이상으로 다정해 보이는 두 남녀의 모습에 상식적으로 '여사친(여자 사람 친구)'과는 저러한 자세가 불가능하다는 세간의 기준의 의거, 필시 불륜일 것이라는 여론이 들끓었다. 이 부분에서 사람들의 관심은 물론 새신부 김새롬에게 향해 있었다. 평소에 당차기로 유명한 김새롬은 과연 이 사태에 어떻게 반응할 것이냐.

그녀는 "(우리 사이) 괜찮습니다"라고 했고 본인의 일상을 그대로 살고 있다. 이찬오 셰프는 당분간 방송에서 보기 힘들어졌지만 말이다. 당사자들은 아무일 아니라고 하니 제3자인 대중은 "아 예, 그렇습니까" 하면서 일단 수그러든다. "'남사친'이나 '여사친'을 무릎에 앉히지는 않는데…"라고 구시렁대면서 말이다.

연예인의 불륜을 더 조사하려고 해외로 눈을 돌리면 그 사례가 그야말로 폭포수처럼 쏟아진다. 할리우드는 말할 것도 없고 옆 나라 일본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한국에서는 사례가 많이 보이지 않는다.

가끔 원로 연예인들이 말년에 방송에 출연해 "나는 배우자 외에 다른 사람을 사랑했다"느니, "내 남편, 또는 부인이 젊을 때 바람을 폈었다"느니 하소연하는 장면을 보고는 한다. 다 지난 일이니 배우자의 외도를 겪을 당시 구곡간장(九曲肝腸)의 심정을 이제는 말 할 수 있는가 보다. 그러나 당장은 안 된다. 현재 한국에서 유명인 부부가 배우자의 외도, 혹은 외도 의혹에 대처하는 가장 보편화된 대처는 무시, 부인, 함구 등이다.

박잎선, K STAR '함부로 배우하게' 현장공개 참석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외도 내용이 진실이든 아니든 외도 의혹의 피해자에게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다. 이미 자존감은 무너지기 직전이거나 무너져 버린다. 그래도 탕아가 돌아왔으니 아버지의 심정으로 품는다. 품는 액션이라도 취한다.

힐러리는 자서전에서 빌 클린턴의 목을 비틀어버리고 싶었다고 했다는데 실제로 부부 사이에 무슨 사단이 났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보여지는 부부의 모습은 괜찮아 보이니 대중은 더 말 않기로 한다. 더 정확히 얘기하면 구경하는 재미가 없으니 흥미를 잃는다. 이렇게 대한민국에서 유명인의 스캔들은 유명무실해진다.

한국 사회는 불륜 의혹을 들추어 한 가정을 누더기로 만들기 보다는 그 가정을 일단은 지켜주는 쪽을 택한다. 비록 뒤에서 조용히 뒷담화는 할지언정, 우리는 한 가정을 지킨다.

오늘(6월 8일) 박잎선이 이혼 후 첫 방송 복귀를 알렸다. 지아·지욱 아빠 송종국과는 성격차이로 별거했다가 결국 이혼하게 되었다는 것이 공식 스토리다. 속사정에는 소문이 무성하다. 그러나 수면 위로는 떠오르지 않는다. 지아·지욱이가 있는 가정이 더 소중하니까. 우리 모두 일단 함구하고 이야기는 끼리끼리 뒷담화로 하기로. ‘암묵적 합의, 성공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