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준(49·사법연수원 21기) 검사장이 넥슨 회삿돈을 빌려 넥슨의 비상장 주식을 산 사실이 드러나면서 ‘주식 대박’ 의혹이 ‘뇌물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진경준(왼쪽부터) 검사장, 김정주 넥슨 창업주, 김상헌 네이버 대표

법조계에서는 진 검사장과 함께 주식을 매입한 김상헌(53) 네이버 대표, 이들에게 주식을 넘긴 의혹을 사는 넥슨 창업주 김정주(48) 회장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 수사에서 진 검사장이 검찰의 주요 보직을 거치면서 넥슨을 비호한 정황이 드러나면 ‘대가성’을 인정받아 뇌물 혐의나 수뢰후 부정처사 혐의 등을 적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판사 출신인 김 대표는 넥슨 주식을 매입 당시 LG법무팀 부사장이었다. 하지만 김 대표가 2009년 네이버 대표를 맡은 뒤 주식을 수년 동안 보유, 네이버와 넥슨의 연관성이 있었는지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2003년부터 (넥슨과 NHN의) 합병설이 등장했다. 2005년 9월 NHN이 보유하고 있던 넥슨의 자회사 엠플레이 지분 30%를 넥슨에게 매각했다. 넥슨이 엠플레이 지분 100%를 확보하게 되면서 합병설이 다시 불거졌다”고 했다.

넥슨의 2011년 12월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상장을 앞두고 진 검사장과 김상헌 대표는 85만 3700주(지분율 0.23%)를 보유하고 있었다. 진 검사장은 지난해 전량 매도했다. 하지만 김 대표가 보유 중인 주식이 얼마인지는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 의혹만 키운 넥슨의 해명…보험? 대가성 있는 뇌물?

특혜 의혹이 처음 불거진 지난 4월 초 넥슨은 "사인 간 거래여서 회사는 모른다"고 발뺌했다.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달 17일 넥슨 주식 매입 자금 출처와 관련해 진 검사장의 소명이 사실과 다르다고 발표하고, 최근 진 검사장이 매입한 돈이 넥슨이 빌려준 돈이란 사실이 드러나자 넥슨이 해명에 나섰다.

넥슨은 "외부 투자회사가 주식을 매수하면 단기간 내 상장 압박 등 회사의 장기적 발전에 악영향이 우려돼 장기 투자자를 급히 물색하다가 진 검사장, 김상헌 대표 등에게 돈을 빌려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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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와 법조계에서는 넥슨 해명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진 검사장 등이 사들인 주식 3만주는 회사 전체 지분의 0.7%에 불과하다. 1%도 안되는 적은 지분 가지고 상장 압박 운운은 어불성설이라는 반응이다.

넥슨이 빌려준 돈에 대한 진 검사장과 김상헌 대표가 이자를 내지 않은 의혹과 함께 이사회 결의 없이 자금을 빌려주고 비상장 주식을 사게 한 배경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넥슨의 해명이 새로운 의문을 낳으면서 일각에서는 넥슨이 진 검사장과 김상헌 대표에게 특혜를 준 것은 각 분야에서 잘 나가는 대학 동기들에게 보험을 든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진 검사장과 김정주 회장은 서울대 86학번 동기, 김상헌 대표는 82학번 동문으로 절친한 친구 사이로 알려졌다.

대검찰청 간부 출신 변호사는 “처음에는 투자로 이해했지만 회사가 주식 매입 대금까지 빌려줬다는 사실이 밝혀진 이상 뇌물일 가능성이 크다”며 “대가성 입증을 위해 관련자들의 소환 조사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 뇌물 여부, 대가성 입증이 관건

진 검사장은 넥슨 비상장주를 매입한 2005년 6월에는 법무부 검찰국 검사였다. 이후 금융위원회 산하 기관인 금융정보준석원(FIU)에서 파견 근무를 했다. 2009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 부장도 지냈다. 기업의 현금 거래와 비리를 수사하는 주요 보직이다.

검찰은 주식 매입 시기가 11년 전이어서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봤지만, 진 검사장이 주식 매입 후 직무와 관련해 넥슨의 편의를 봐준 혐의가 드러나면 수뢰후 부정처사 등의 혐의로 형사 처벌이 가능한지 법리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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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자본감시센터는 4월 1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진 검사장을 고발했다. 이 단체는 같은 달 28일 넥슨의 창업주인 김정주 회장의 허락 없이는 진 검사장에게 주식을 저가에 양도할 수 없다며 뇌물공여 혐의로 김 회장을 고발했다.

지난 4일 진 검사장과 김상헌 대표가 넥슨이 빌려준 돈으로 주식을 매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김상헌 대표도 뇌물 공범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심우정)는 지난 1일 진 검사장과 넥슨 창업주인 김정주 회장을 고발한 투기자본감시센터 윤영대 공동대표를 불러 고소인 조사를 했다.

윤 대표는 넥슨 지주 회사인 NXC의 법인등기부등본에 있는 양도제한 항목을 근거로 “회사의 주식을 양도하려면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김 대표 승인 없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넥슨이 2003년 증자해 주식수를 34만주에서 400만주로 늘렸다. 2005년 진 검사장이 주당 4만원에 샀을 때 넥슨주식 가치는 적어도 1만7000원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진 검사장은 2005년 넥슨의 비상장주식 1만주를 주당 4만원대에 사들여 작년에 126억여원에 매각했다.

윤 대표는 “넥슨과 진 검사장의 거짓이 드러나고 있다. 진 검사장과 김정주 회장, 김상헌 대표를 모두 소환 조사해 의혹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지난달 23일 진 검사장을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에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보직 변경 후 징계 절차를 진행 중이다.

네이버는 “김상헌 대표 개인 판단에 의한 주식 거래”라며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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