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차고지의 옛모습을 간직한 카페 브라운핸즈 마산점.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온 것 같아요."

부산시 동구 초량동 '브라운핸즈백제'(051-464-0332)에 들어선 사람들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지난 3월 문을 연 이곳은 디자인회사 브라운핸즈(Brownhands)가 1922년에 지어진 부산 최초의 근대식 개인종합병원인 옛 백제병원(등록문화재 제647호) 1층을 개조해 만든 카페다. 붉은 벽돌을 쌓아올린 외관과 내부의 목조 계단이 옛 모습 그대로다. "세워진 지 100년이 다 된 건물에 직접 들어와서 커피도 마시고 사진도 찍을 수 있는 것이 신기해요." 직장인 최유미(30)씨 얘기다.

사진은 과거의 버스차고지 모습이다.

브라운핸즈는 가구, 조명, 손잡이 등 다양한 소품을 만드는 디자인 브랜드다. 흙틀을 이용한 전통주물방식을 고집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위해 차량정비소, 버스차고지, 근대건조물 등 옛 공간을 활용해 쇼룸이자 디자인카페로 꾸몄는데, 세간엔 카페로 더 유명해졌다. 2년 전 디자인카페로 첫 선을 보인 '브라운핸즈 도곡점'(02-572-0332)은 오래된 자동차정비소를 활용했다. 박진우 대표는 "강남의 빌딩숲 사이에서 자동차정비소를 발견하고 '이곳이다' 하는 생각이 들었고, 인위적인 느낌보다 건물 자체를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골조를 보강하긴 했지만 바닥이나 벽면, 외관까지 옛 모습 그대로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촬영지로 더 유명해졌다. 반줄카페 장면을 여기서 촬영했다.

'브라운핸즈 마산점'(055-243-0050)은 버스차고지를 개조한 카페다. '안전제일' '닦고 조이고 기름치자'라는 글자가 그대로 남아 있는 옛 건물과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는 테라스가 색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김기석 디자인실장은 "기존 공간을 활용하는 것이 오히려 새로 짓고 만드는 것보다 시간과 비용이 더 많이 들 수 있어 오래 고민하고 공을 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브라운핸즈 외에도 낡은 곳을 카페로 개조한 공간이 많다. 서울 합정동의 '앤트러사이트'(02-322-0009)는 옛 신발공장을 개조한 카페다. 공장의 천장 골조가 그대로 보이고, 공장 대문으로 만든 테이블, 컨베이어 벨트로 만든 카운터가 산업 현장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원두는 1910년식 프로바트 로스터기로 직접 볶는다. 공간뿐만 아니라 커피에서도 오래된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버터팻트리오' '나쓰메소세키' 등 주인장이 좋아하는 뮤지션과 작가 이름을 붙인 커피가 눈길을 끈다. 대학생 이유정(23)씨는 "획일화된 프랜차이즈 카페와 달리 개성 있고 낯설지만 친숙한 느낌이 좋다"고 말했다.

제주의 '앤트러사이트 한림점'(064-796-7991)은 전분 공장이었다. 공장에서 쓰던 증기터빈과 철, 돌을 그대로 놔뒀고 당시 있던 식물까지 그대로 뒀다.

서울 성수동 '대림창고갤러리 컬럼'(02-466-9000)은 주말이면 줄이 길게 이어진다. 성수동 공장지대 오래된 창고를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해온 대림창고에 갤러리와 카페, 레스토랑을 겸하는 공간이 지난달 문을 열었다.

앤트러사이트 김평래 대표는 "오래된 것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는 것, 이것은 시간(역사)을 되찾아오는 것이며 이러한 독창성이 사람들에게 어필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