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는 30일 "국내에 현재 거주하는 탈북민 2만6000여명 중 1200여명이 창업해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체제에서 평생을 살았던 탈북민들 중 1200여명이 자본주의 시장경제 남한에 와서 사업에 도전하고 있다는 얘기다.

탈북민 자영업(창업) 비율은 4.9%로 우리 일반 국민의 자영업 비율인 15.4%보다는 아직 낮다. 그러나 남한에 처음 도착해 현금자동입출금기(ATM)도 사용할 줄 모르던 탈북자 가운데 1200여명이 '남한 사장님'이 된 것은 통일 한국의 미래를 생각해 볼 때 희망을 가질 만하다는 평가다. 통일부 당국자는 "우리 사회에서 창업에 성공한 탈북민은 통일 후 북한으로 돌아가 시장경제 시스템을 북한에 이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남동구에서 해주식 고기·김치만두를 만드는 탈북민 기업 해주부용식품은 월 8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회사 최창국(47) 대표는 "2005년 해주에서 목선을 타고 탈북할 때만 해도 남한에서 '사장님'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지난 2012년 창업한 회사가 이제 월 매출 1억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현재 탈북민 직원 6명, 남한 직원 3명과 함께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탈북민 자영업(창업) 비율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11년 1.2%→2012년 2.4%→2013년 5.7%→2014년 6.1%로 늘었다가 지난해에 4.9%로 다소 떨어졌다. 지난해 감소는 우리 경제의 전반적인 침체와 관련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