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로 확정적인 도널드 트럼프는 29일(현지 시각) "미국 내에서 불법 이민자들이 참전 용사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고 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우리의 현충일 격인 메모리얼 데이를 하루 앞둔 이날 워싱턴DC 내셔널몰에서 열린 '롤링 선더(Rolling Thunder)' 모터사이클 행사장 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하지만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롤링 선더'는 메모리얼 데이를 앞두고 참전 용사와 실종 미군 등을 기리기 위해 벌이는 행사로 수천대의 오토바이가 워싱턴DC로 몰려든다.

트럼프는 참전 용사들의 의료 혜택 등 처우 개선과 관련해 "이전 어느 때보다 더 크고 강하게 군대를 다시 건설해야 한다"며 "참전 군인들이 지정된 병원뿐 아니라 민간 병원에서도 진료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경선 초반 베트남전에 참전했다가 포로가 됐던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연방 상원 의원을 비난하면서 "나는 포로가 되지 않았던 사람을 더 좋아한다"고 말한 적이 있어 연설 때 소란을 우려했지만 20여 분간의 연설은 말썽 없이 끝났다.

트럼프는 이날 일본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안보 무임승차론'도 다시 제기했으나 한국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일본·멕시코에 화내는 게 아니라 (오바마) 대통령에게 화를 내는 것"이라며 과거 선거 유세 때 다른 나라에 했던 막말을 주워 담으려 했다. 그는 중국의 지식재산권 논란을 예로 들면서 "중국이 우리 지식재산을 훔쳐가는 일이 생기게 한 경쟁력 없는 대통령에게 화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캠프 선대위원장인 폴 매나포트는 부통령 후보와 관련해 "트럼프는 워싱턴을 알고 의회를 상대할 수 있으며 대통령감으로 비칠 수 있는 인물을 부통령 후보로 원하고 있다"며 "성(性)이나 인종이 인선 기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는 뉴트 깅리치 전 연방 하원 의장을 1순위로 지목했다. 매리 폴린 오클라호마주지사,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주지사, 밥 코커·조니 언스트 연방 상원 의원 등도 후보로 거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