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홍일점' 최정이 본선에서도 일을 냈다. 30일 청주시 라마다 프라자호텔서 개막된 제21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본선 1회전(32강전)서 최 6단은 중국의 동갑내기 판윈러(중국 15위) 4단에게 243수 만에 흑 불계승, 16강에 진출했다. 근소한 차이로 추격해가던 최정은 막판 백의 무리수를 정확히 응징, 극적으로 역전승했다. 올해 여성 기사로는 사상 처음 LG배 통합 예선을 통과했던 최정은 국 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기회를 살린 나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다. 한 판 더 둘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예 그룹 쌍두마차 신진서(16)와 이동훈(18)도 일본 하네 9단과 중국 딩스슝 3단을 디딤돌로 한국 선수단에 승전보를 선물했다. 군 복무 후 복귀한 이영구(29) 9단도 세계 대회 우승자 경력의 미위팅 9단에게 쾌승해 2회전으로 진군했다. 한국 최정상권 강자 박정환 박영훈도 16강 고지에 안착했다.

그러나 주목됐던 한·중 동갑 빅매치서 이세돌(33)이 구리(古力)에게 158수 만에 흑으로 불계패해 LG배 부진 징크스가 이어졌다. 이 9단은 최근 10년간 LG배에서 2승 8패를 기록 중이다. 알파고전 이후 9연승 행진에도 제동이 걸렸다. 강동윤도 중국의 복병 멍타이링에게 발목을 잡혀 '전기(前期) 우승자는 초반 탈락한다'는 LG배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30일 청주시 라마다 프라자 호텔서 펼쳐진 제21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개막전 모습.

우승 상금 3억원이 걸린 이 대회 16강 판도는 한국 6, 중국 9, 일본 1명으로 정리됐다. 한·중 양국 톱스타 박정환과 커제가 격돌하는 16강전은 1일 청주 청남대 대통령 기념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