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신시내티 동물원의 한 고릴라라 옆에 우리 안으로 떨어진 소년이 있다.

우리에 떨어진 세 살배기를 구하기 위해 고릴라를 총살한 동물원의 대응 방식이 논란이 되고 있다.

28일 미국 오하이오주에 있는 신시내티 동물원은 고릴라 우리 안에 떨어진 3세 아이를 구하려고 수컷 고릴라를 총 쏘아 죽였다.

아이가 떨어지자, 사육사들은 야외 우리 안에 있던 암컷 고릴라 두 마리는 실내로 몰았으나, 열일곱살 된 수컷 ‘하람비’는 사육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

180kg인 이 거구의 고릴라는 아이가 우리 안 도랑에 떨어지자, 소년에게 다가가 손과 등을 만졌다. 목격자들은 “고릴라가 마치 소년이 일어서도록 돕는 듯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곧 이를 목격한 구경꾼들이 소리를 지르자 고릴라는 놀라 물에 반 이상 잠긴 아이의 팔을 강하게 잡아끌고 우리 반대편으로 이동했다.

이에 동물원 측은 위험 동물 대응반을 보내 고릴라를 총 쏘아 죽이고 소방대원을 불러 아이를 인근 아동병원에 이송했다. 부모는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음에도 기소되지 않았다. 아이가 우리 안으로 떨어지고 고릴라가 사살되기까지는 15분 걸렸다고.

그러나 2000여 명의 네티즌은 고릴라를 죽인 동물원과,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 부모의 책임을 묻지도 않은 경찰에 대해 조치를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서에 서명했다.

아이가 우리 안으로 기어가 떨어지기까지 내버려둔 부모 탓에, ‘억울하게’ 죽은 고릴라 하람비를 추모하기 위해 만들어진 페이스북 페이지 ‘하람비를 위한 정의(Justice for Harambe)’는 사고 하루 만에 3000명의 ‘좋아요’를 받았다.

한 누리꾼은 페이지에 “무고한 고릴라를 죽이는 행동을 용인하는 사회는 고릴라를 데리고 있을 자격이 없다”고 글을 남겼다.

한편 동물원 책임자 태인 매이나드는 “아이를 공격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으나 고릴라는 흥분하면 매우 위험한 동물”이라며 “어려운 선택이었지만 아이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는 옳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또 “고릴라를 진정시키는 방법을 택했다면 아이가 목숨을 잃는 큰 사고가 일어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아이의 신원과 건강 상태는 밝혀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