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강원도 춘천 후평동에 위치한 '제일요리전문학원' 주방에서 하얀 요리복을 입은 세 명의 탈북 청년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만둣국을 만들고 있었다. 이은성(25·이하 가명)·김충일(24)·김민국(24)씨는 모두 춘천의 탈북민 직업훈련기관 '해솔직업사관학교'(이하 해솔학교) 학생들이다.
"충일아, 물은 세 컵이다. 간장은 티스푼으로 하나만 넣어." 야채를 썰던 이은성씨가 육수를 만드는 김충일씨에게 코치를 했다. 곁에서 지켜보던 유담연 제일요리학원 원장은 "폼은 완전 요리사들 같다. 첫 요리 실습치곤 잘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해솔학교는 남한에서 직장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20대 탈북 청년들을 돕기 위해 설립된 기숙형 직업 대안학교다. 외환은행 부행장을 지낸 김영우 이사장이 사재를 털어 2014년 설립했다. 김 이사장은1997~1999년 경수로 사업차 함경남도 신포에서 근무하면서 북한의 비참한 현실을 직접 눈으로 봤다. 그는 "그 이후 탈북민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줄곧 고민해왔다"며 "퇴직 후인 2004년부터 탈북 청소년 대안교육 봉사활동을 진행해왔고, 해솔학교를 설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해솔학교에서는 전문 교사들이 탈북 청년들에게 수학·영어 등 기초학습과 인성교육, 컴퓨터 등을 가르친다. 또 춘천 소재 요리학원, 중장비학원, 폴리텍대학교 등과 협약을 맺고 직업기술교육을 진행한다. 기술 취득 이후에는 각 분야 전문가들의 멘토링을 통해 취업처와 연계해 주고 있다. 이은성씨처럼 요리에 관심이 많은 학생은 제일요리학원에 보내 요리 자격증을 따게 하는 등 진로에 따른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해솔학교에는 현재 18명의 탈북 청년들이 취업을 위해 기술을 익히고 있다. 김 이사장은 "기초 학력이 부족한 탈북 청년들에게는 대학 졸업장보다 현장에 필요한 기술이 취직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된다"며 "기업에 필요한 기술과 인성을 갖춘 맞춤형 인재들로 키우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