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8일 오전 김종필(JP) 전 총리를 전격 예방한 데 이어 오후엔 각계 원로들과 만찬을 했다.
이날 오후 6시 30분쯤부터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 35층에 있는 한 식당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만찬에는 고건·노신영·이현재·한승수 전 총리와 충북 청원 지역구에서 13대~16대 의원을 지낸 신경식 헌정회장, 금진호 전 상공부 장관 등 각계 원로 13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 중 외무부 장관을 지낸 노 전 총리는 반 총장의 멘토로 여겨진다. 노 전 총리는 1970년대 초반 주인도 대사를 지낼 당시 2등 서기관으로 함께 근무했던 반 총장을 총애했다. 그가 1980년대 중반 총리로 취임하자 반 총장은 총리 의전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 전 총리는 유엔총회 의장을 지낼 때 반 총장을 비서실장으로 발탁했다.
반 총장이 방한 첫날인 지난 25일 관훈클럽 간담회에서 대선 출마를 강력히 시사한 상황이어서 이날 만찬에서 대선 출마와 관련한 얘기가 오갔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신경식 헌정회장은 만찬 후 기자들에게 "국내 정치 얘기는 전혀 없었다, 거의 한마디도 없었다"면서 "주로 유엔에서의 활동에 대해 얘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반 총장은 '유엔 총장으로서 일하다 보니 유엔이라는 것이 없었으면 세계질서가 어떻게 됐겠느냐 그런 점에 대해 참 느낀 게 많다'는 그런 말씀을 했다"고 말했다.
앞서 반 총장은 이날 오전 10시쯤 김 전 총리의 서울 신당동 자택을 찾아 배석자 없이 30여 분간 대화를 나눴다.
김 전 총리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반 총장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에 대해 "내가 얘기할 게 있느냐"며 "비밀 얘기만 했다"고 밝혔다. 반 총장의 대선 출마설 등에 대해선 "내가 이야기할 것은 그것 뿐"이라며 더 이상의 언급을 피했다
반 총장은 "지난 10년간 제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한 역할을 설명했고, 김 총재가 '대단히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열심히 마지막까지 임무 잘 마치고 들어와라'고 격려 말씀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선 관련 이야기를 나눴냐는 질문에는 "그런 말씀은 안 나눴고 앞으로 열심히 일하겠다는 말씀을 제가 드렸다"고만 답했지만, 충청 대망론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는 "제가 그런 말씀 드릴 상황은 아니고 다음에 내년에 와서 뵙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반 총장은 오는 29일에는 경북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해 새누리당 핵심 당직자들과 만난다.
반 총장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하회마을에서 서애 류성룡 선생의 고택을 방문하고 인근에 기념식수를 한 뒤 김관용 경북도지사, 오준 주유엔대사, 권영세 안동시장, 새누리당 김광림(경북 안동) 정책위의장 등과 오찬을 함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