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중반, 누군가는 그보다 이르거나 늦은 나이에 직장으로 간다. 나이를 불문하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신입사원들은 하나같이 우왕좌왕한 모습이다. 선배들은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가르치지만, 회사에는 이 한 마디 조언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수없이 많다. 신입이라는 꼬리표를 뗀다 해도 우리는 계속해서 직급과 상황에 맞는 적절한 처신을 해야 한다. 아무런 준비 없이 사회에 나온 직장인들, 어떤 처세술을 배워야 성공적인 회사 생활을 할 수 있을까.

'처세'가 뭐길래
처세의 사전적인 의미는 '사람들과 사귀며 살아가는 일'이다. 그러나 사회적으로는 사람을 사귀는 것을 넘어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어떻게 대처하고 행동하느냐를 뜻하는 확장된 의미로 사용된다. 처세술이 뛰어난 사람은 위기를 모면하거나 상대방의 호감을 사는 데 능숙하다. 처세 뒤에 재주를 뜻하는 한자어인 '술(術)'자가 붙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혹자는 처세술이 힘 있는 사람 옆에 빌붙기 위한 꾀라고 비판하기도 하지만, 실제 직장인에 물어보면 처세술이 꼭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95.5%가 '직장생활에서 처세술이 필수적이다'고 답했으며, 73.4%는 실제로 처세술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처세술을 쓰는 이유로 원만한 인간관계를 위해(67.7%), 업무처리에 필요해서(35.9%), 처세도 능력이니까(32.9%), 승진에 도움이 되어서(10.3%) 등을 꼽았다. ▶ 기사더보기

처세술, 정답은 없지만 오답은 있다

그렇다면 처세술은 어떻게 써야 할까. 직장생활에서 처세술이 필요한 경우는 셀 수 없이 많기 때문에 각각의 상황에 꼭 맞는 정답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오답은 있기 마련. 인터넷 직장인 커뮤니티에 하루에도 수십 건씩 올라오는 고민들을 통해, 직장인 처세술의 정답과 오답에 대해 생각해보자.

신입사원으로서의 첫 회식날. 선배들에게 눈도장 찍어야겠다는 욕심이 너무 컸던 걸까요? 본의 아니게 과음을 하고야 말았습니다. 아침에 눈을 떠보니 집이더군요. 지난 밤의 일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지만, 걱정스러운 동료들의 문자와 부재중 전화가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말해주고 있네요. 도무지 출근할 용기가 나지 않습니다.

회사 사람들 앞에서 실수를 한 후 민망함 때문에 다음날 결근하는 경우가 있다. 경험해봤다면 알겠지만 이는 상황을 더 악화시킬 뿐이다. 평소처럼 제 시간에 출근해 자연스레 나오는 어제의 일들에 대해 회피하지 말고 사과할 일이 있다면 사과하자. 중요한 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 한 번은 용인될 지 몰라도 같은 일이 계속 발생하다 보면 '회식 진상'으로 찍히는 건 시간 문제다.

['식사력(力)'의 시대… 밥상 매너도 당신의 경쟁력!]

입사한 지 1개월 된 사회생활 초짜입니다. 요즘 회사에서 제 평생 들어보지 못한 말들 때문에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바로 '눈치가 없다' 인데요. 저와 10살 이상 차이나는 상사들이 그러시니 뭐가 문제인지, 어떻게 고쳐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눈치없는 사람'의 특징은 관심의 초점이 나에게만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이들의 말과 행동은 불쾌감을 주기 마련. 따라서 말과 행동을 하기 전 상대방이 기분 나빠하지 않을 지 먼저 생각해보자. 식사는 하셨는지, 도와드릴 일은 없는지, 형식적이라 해도 상사에게 먼저 안부를 묻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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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일을 자꾸만 떠넘기는 선배 때문에 고민입니다. 조금씩 도와주다 보니 어느새 그 사람이 하는 잡일은 모두 제 몫이 되어버렸는데요. 저도 바쁘다는 식으로 은근히 거절하면 "같은 팀 일인데 네 일 내 일이 어디있냐"고 받아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거절을 할 때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할까' 고민하며 망설이다 보면 적절한 타이밍을 놓치게 된다. 우물쭈물하는 사이 어느새 당신 손에 일이 넘어와 있을 것. 상대방이 납득할 수 있는 충분한 이유를 덧붙여 '어려울 것 같다'는 의사표현을 분명히 밝히자. '다음에 꼭 도와드리겠다'는 말과 함께 부탁을 들어주지 못해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모습을 내비치면,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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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만 집요하게 괴롭히는 상사가 있습니다. 차별이 심하다고 할까요? 자신이 예뻐하는 동료의 실수는 묻어주면서 저에게는 사소한 실수도 그냥 넘어가지 않습니다. 너무 억울해서 따지고 싶은데, 돌려 말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실수는 실수다. '왜 동료는 혼내지 않고 나만 혼내냐'고 따져봤자 아무런 득이 될 게 없다. 본인을 유독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사라면 작은 것이라도 책 잡히지 않도록 주의하자.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공연히 괴롭히는 상사에게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스킬을 시전해 보도록 하자. 상사가 스트레스만 주는 게 아니라 무능하기까지 하다면 이직을 고려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사이코패스 같은 직장상사 이렇게 대처하라 ]

일과 가정생활의 균형을 맞추고 싶은데 상사가 자꾸만 야근 눈치를 줍니다. 할 일을 다 끝내놓아서 야근할 필요가 없는데도 말이죠. 동료들도 1~2시간은 기본으로 야근을 하다 보니 쉽사리 말을 꺼낼 수 없는 분위기 입니다. 속앓이만 하다보니 스트레스는 더 쌓이기만 하네요.

어쩔 수 없이 야근을 해야 한다면 내일 할 일을 미리 계획하거나 점검하는 시간으로 활용하자. 동료들이 모두 야근을 하는 분위기에서 본인만 칼퇴하는 건 무리가 있다. 다만, 상사와의 편안한 대화 자리를 통해 이러한 고민을 얘기해보자.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추자는 본인의 취지에 동의하는 동료가 있으면 함께 회사의 문화를 바꿔보려 노력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우리 사무실은 불이 안꺼진다?]

직급별 '처세왕', 이 사람을 주목하라

글로 표현된 딱딱한 조언들을 현실에서는 어떻게 써먹어야 할까. 이때 대중문화 속 '처세왕'의 행동을 참고해 보자. 직장생활을 소재로 하는 드라마나 만화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상황들은 놀랄 만큼 현실과 비슷한 점이 많다. 특히 직급별로 행해야 할 처세술에 관한 팁을 얻을 수도 있다.

전쟁터 속에서 기회를 포착하는

앤디 삭스

인턴에게 요구되는 처세술은 '어떤 기회라도 마다하지 말라'는 것. 이에 꼭 부합하는 인물은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속 앤디 삭스다. 잘 나가는 패션지 편집장의 비서로 입사한 그녀는 까다로운 여자 상사의 말도 안 되는 요구들을 수행하며 버텨낸다. 현실에 적용하기엔 다소 극단적인 설정이긴 하지만, 앤디 삭스가 전쟁터 같은 패션계에서 살아남는 법을 터득하고 끝내 상사의 신뢰를 얻어내는 뚝심있는 모습은 배울만 하다.

친화력이 돋보이는 긍정주의자

한석율

드라마 '미생' 방영 당시 '직장인들이 가장 닮고 싶은 캐릭터'로 뽑힌 이력이 있는 인물. 강력한 친화력과 유머 감각으로 누구와도 친해질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회사의 신입사원들을 하나로 모으는 구심점 역할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인맥 관리에만 신경쓰는 게 아니라,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과 신념을 갖고 있는 점은 신입사원이 배울만 하다.

위기에 놓인 팀원을 위해 희생하는

무정한

드라마 '직장의 신' 무정한 팀장은 팀원들을 가족처럼 생각한다. 퇴직을 앞둔 과장을 지키기 위해 윗사람을 설득하는 데 열을 올리고, 아이디어 기획안에 기꺼이 자신의 이름을 지우고 계약직 팀원의 이름을 쓰기도 한다. 어떤 일이 있어도 자신을 배신하지 않을 것 같은 팀장의 모습을 직원들은 신뢰할 수밖에 없다.

'일본 샐러리맨의 우상'

시마 과장

일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끈 만화 주인공 시마 고사쿠는 과장에서 시작해 부장, 이사, 상무, 전무를 거쳐 25년 만에 사장 자리까지 오른 성공한 직장인의 표본이다. 그는 고위 간부가 갖춰야 할 덕목을 고루 갖추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개인보다 회사 전체의 이윤을 목표로 일한다는 점이다. 사내의 파벌 싸움에도 동요하지 않고,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것 역시 리더로서 모범을 보여준다.

처세술을 한 눈에… 이 책을 주목하라

인간관계나 직장생활에 대해 조언하는 자기계발서는 수없이 많다. 이 중에 딱 한 권만 읽는다면 어떤 책을 골라야 할까? 오랫동안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는 책부터 신입사원을 위한 맞춤 책까지, '처세술'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책들을 모았다.

카네기 처세술 인간관계 최고의 컨설턴트로 손꼽히는 데일 카네기가 쓴 자기계발서 시리즈 중 하나. 직장인 뿐 아니라 주부, 학생 등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처세술에 대해 다루고 있다. 상대방을 반하게 하는 방법, 효과적으로 설득하는 방법, 성공한 리더가 되는 방법, 행복한 가정을 꾸리기 위한 방법론을 제시한다. 전세계적으로 6천만부가 팔린 책 도 추가적으로 읽으면 도움이 된다.

처세의 신 일반적인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처세=사내정치'라는 오해를 깬다는 점에서 다른 자기계발서들과 차별화 된다. 직장생활에서 각종 사내정치, 권모술수, 아부에 지쳤던 사람이라면 처세에 관한 새로운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 책 속에는 파벌 대처법, 보고와 대화의 기술, 상사 및 부하직원의 마음을 얻는 기술 등을 27가지 법칙으로 정리하고 있다.

한비자 군주가 지녀야 할 처세술을 담은 고전이다. 고전 번역의 대가 김원중 교수가 17년 만에 완성한 완역본이 올해 출간됐다. 책 는 춘추전국시대라는 혼란기에 한비자라는 사람이 군주를 위해 제언한 내용을 담고 있다. 진시황이 우연히 이 책을 읽고 감동을 받았다 한다. 한비자는 '법', '술', '세' 세 가지 단어를 통해 통치론을 펼치고 있는데, 현대인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어 리더나 지도자들에게 널리 읽히고 있다.

회장님의 글쓰기 베스트셀러 를 지은 저자 강원국이 후속으로 쓴 책이다. '직장에서 통하는 글쓰기'가 주제지만, 독자들의 서평에 의하면 처세술 책에 가깝다. 책의 부제 또한 '상사의 마음을 사로잡는 90가지 계책'이다. 특히 17년간 기업에서 글쓰기를 해 온 저자의 이력 덕분에, 현장 경험이 생생히 녹아 있는 직장인 처세술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신입사원 상식사전 낙타가 바늘구멍 뚫는 것보다 어렵다는 취업에 성공했지만, 진짜 전쟁은 지금부터다. 하루라도 빨리 어리버리 신입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한번쯤 읽어봐도 좋을 책이다. 이메일 아이디 작성법, 존칭 구분법, 전화 받는 법 등 아주 기초적인 것부터 회식에서 분위기 살리는 법, 고기 맛있게 굽는 법, 사과하는 법과 같은 필수적인 내용이 간단 명료하게 정리되어 있다.

흔히 처세술을 '가면을 쓰는 것'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본 모습을 감추고 거짓 미소를 짓거나 아부의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올바른 처세술이 아니다. 책 '처세의 신'의 저자 다카기 고지는 "처세란 얄팍한 술수가 아니라 진심 어린 마음으로 사람을 얻고 신뢰를 쌓는 기술"이라고 설명한다. 진정성 없는 미소나 자신의 이익만을 위한 얍삽한 행동은 언젠가 들통나게 마련이다. 오랫동안 성공하는 직장인으로 남고 싶다면 좀 더 장기적인 시각에서 사람의 마음을 사는 '처세술'을 펼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