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이 25일 오후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일본 우라와 레즈를 상대로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 2차전 경기를 펼쳤다. FC서울이 승부차기 끝에 우라와 레즈에 승리하며 8강에 진출했다. 승리가 확정되자 환호하고 있는 FC서울 선수들. 상암=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끝장'이었다. '극장'이었다. '막장'이었다.

'끝장, 극장, 막장', 이른바 '3장 해피엔딩'이 25일 상암벌에서 연출됐다. 소설을 써도, 만화를 그려도 이처럼 드라마틱한 작품을 출고할 수 있을까.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을 것 같은 기적같은 이야기가 실제로 벌어졌다.

16강 1차전에서 우라와 레즈(일본)에 0대1로 패한 서울은 벼랑 끝에서 출발했다. 전반 터진 데얀의 선제골은 희망이었다. 그러나 현실이 되기에 90분은 짧았다. 연장 전반 아드리아노의 두 번째 골은 환희였다. 하지만 연장 후반 터진 재일교포 4세 이충성(일본명 리 다다나리)의 연속골은 절망이었다. '이것으로 끝'이라는 좌절감 속의 적막감. 바로 그 순간 고요한의 극장골이 터졌다.

서막이었다. '신의 룰렛게임'인 승부차기는 더 극적이었다. 서울의 세 번째 키커 오스마르의 슈팅이 골네트가 아닌 허공을 갈랐다. 네 번째 키커까지 4-3, 우라와가 승리를 눈앞에 뒀다. '정규 승부차기'의 마지막인 다섯 번째 키커 골키퍼 니시카와 슈사쿠가 골을 성공시키면 끝이었다. 다행히 필름은 계속 돌아갔다. 유상훈이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선방했다.

여섯 번째 키커부터는 '연장전'이다. 8번째 키커에서 비로소 '승리의 여신'이 마음을 열었다. 유상훈이 고마이 요시아키의 슈팅을 막아냈고, 김동우가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7-6, 대미를 장식했다. 양념도 있었다. 김동우가 슈팅하는 순간 신가드가 벗겨지며 골문 왼쪽으로 날았다. 니시카와가 몸을 날린 방향이었다. 반면 볼은 골대 정면을 향하며 그대로 골망에 꽂혔다. 김동우의 '위장 페널티킥'이라는 우스갯소리로 회자되고 있다. 산 자의 여유이자 행복이었다. 서울은 믿기지 않는 드라마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8강에 진출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두 번 다시 이런 경기를 하고 싶지 않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ACL은 한 맺힌 대회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한'은 2013년 ACL 준우승, 마지막은 우승을 의미한다. 반면 미하일로 페트로비치 우라와 감독은 "너무 아픈 패배였다"며 고개를 숙였다. 일본 언론들은 울상이다. J리그 팀들이 16강에서 전멸했다. FC도쿄와 우라와가 16강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왜 골키퍼 니시카와가 승부차기 키커로 나선 것인가'라는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ACL 8강 진출팀도 모두 결정됐다. 동아시아에서는 한국과 중국 각 2팀이 살아남았다. K리그는 서울과 전북 현대, 중국은 상하이 상강과 산둥 루넝이 8강에 올랐다. 서아시아에서는 로코모티프(우즈베키스탄), 알 나스르, 알 아인 (이상 아랍에미리트), 엘 자이시(카타르)가 생존했다. ACL은 동아시아와 서아시아가 분리돼 4강전까지 치른 후 결승에서 만난다. 8강 대진 추첨은 다음달 9일 열리며, 8강 1차전은 8월말 열린다. 결승전까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은 유지된다.

쫄깃한 여운은 여전하다. 승부의 세계는 쉼표가 없다.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2라운드가 이번 주말 열린다. 서울은 K리그에서도 선두(7승1무2패)를 질주하고 있다. 2위 전북(6승4무1패)과 나란히 승점 22점이다. 다득점에서 앞선 서울(21골)이 1위, 전북(18골)이 2위에 포진했다. 3위 성남(승점 21·6승3무2패)이 승점 1점차로 턱밑에서 추격하고 있지만 서울과 전북은 ACL 16강전으로 한 경기씩을 덜 치렀다. 여유가 있다.

서울은 29일 오후 2시 전남 드래곤즈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올 시즌 첫 만남에서 서울이 2대1로 승리했다. 우라와와의 단내나는 혈투로 변화가 불가피하지만 그래도 넘어야 한다. 서울은 K리그에서도 정상 탈환을 노리고 있다.

올 시즌 서울의 '비상'이 심상찮다. 최 감독은 "일희일비하지 않겠다. 매경기가 소중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서울이 꿈꾸는 클라이맥스까지는 여전히 긴 여정이 남아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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