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미프로농구) 정규리그 한 시즌 최다승(73승 9패)에 빛나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벼랑 끝에 몰려 있다. 워리어스는 서부 콘퍼런스 파이널(7전4선승제)에서 오클라호마시티 선더에 1승3패로 밀린 상태다. 27일(이하 한국 시각) 열리는 5차전에서 선더가 이기면 워리어스의 올 시즌은 이대로 끝이 난다.

워리어스가 고전하는 결정적 이유는 시즌 MVP 스테픈 커리(28)가 이끄는 팀 공격이 꽁꽁 묶여서다. 키가 상대적으로 작은 '스몰 라인업'으로 빠른 농구를 펼치는 워리어스는 장신에 스피드를 갖춘 빅맨을 내세운 선더의 수비를 뚫지 못하고 있다.

이런 선더의 선봉에는 213㎝의 센터 스티븐 애덤스(23·뉴질랜드)가 있다.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 플레이로 유명한 애덤스는 이번 시리즈에서 워리어스의 드레이먼드 그린에게 중요 부위를 두 번이나 가격당했지만 꿋꿋이 이겨내며 그린을 봉쇄했다.

(왼쪽 사진)개성 있는 외모로 팬들에게 사랑 받는 애덤스. (오른쪽 사진)애덤스의 콧수염에 문신까지 흉내 낸 소녀 팬.

애덤스는 워리어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평균 11.0점, 8.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정규리그(평균 8.0점, 6.7리바운드)보다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애덤스는 선더 팬이 가장 사랑하는 선수 중 하나가 됐다. 치렁치렁 긴 머리에 콧수염이 트레이드마크인 그를 흉내 내 선더 팬들은 너도나도 가짜 콧수염을 달고 응원을 보낸다.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에선 '스티븐의 미니미'란 제목으로 애덤스의 콧수염에 팔 문신까지 흉내 낸 꼬마 여자 아이의 사진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농구 팬들은 또 다른 이유로 애덤스에게 뜨거운 관심을 보낸다. 스물세 살로는 믿기지 않는 그의 '노안'에 놀라면서 '아이유 친구'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둘의 사진을 나란히 놓고 보면 애덤스가 아빠뻘로 보이지만 애덤스와 가수 아이유는 같은 1993년생이다.

애덤스는 영국계인 아버지와 통가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뉴질랜드인이다. 아버지는 5명의 아내를 뒀는데 애덤스는 18남매의 막내다. 거구 집안으로 남자 형제들의 평균 키가 206㎝에 달한다.

2008·2012 올림픽 여자 포환던지기 금메달리스트인 발레리 애덤스(32)가 친누나다. 13세 때 아버지를 여읜 애덤스는 학교도 가지 않고 방황하다 형의 권유로 농구공을 잡으면서 인생이 달라졌다. 2013년 NBA 드래프트 12순위로 선더에 지명돼 세 시즌째 뛰며 선더의 주축 센터로 자리 잡았다. 애덤스는 "매달 머리를 자르려면 40달러가 들어가는데 이건 낭비"라며 "그 돈으로 음식을 사 먹고 머리는 기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