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남부 나폴리에 기반을 둔 마피아가 최근 실시된 교도관 채용 시험에서 조직적으로 부정을 저지른 정황이 포착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카모라'라는 이름의 이 조직은 조직원을 교도소에 침투시켜 현재 수감 중인 조직원들을 관리하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카모라 마피아는 두목급 700여명을 포함해 모두 7000여명이 교도소에 갇혀 있다.

24일(현지 시각) BBC·가디언 등에 따르면, 지난달 실시된 교도관 채용 시험에서 응시자 88명이 부정을 저지른 혐의로 적발됐다. 팔찌와 휴대전화 덮개 등에 정답을 적어 들어오거나 라디오 수신기 등을 이용해 정답을 실시간으로 듣다가 감독관에게 발각됐다. 부정 응시자 중 몇 명이 카모라 소속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교도관 400명을 뽑는 이번 시험에는 모두 8000여명이 응시해 2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탈리아 검찰 관계자는 "카모라 마피아가 자기 관할 지역에 있는 인쇄소에서 미리 문제지를 입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카모라는 입수한 문제지와 정답을 일부 일반 응시자들에게 2만5000유로(약 3300만원)을 받고 팔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험에서 떨어진 응시자 수십 명은 이날 로마에 있는 사법부 건물 앞에서 시험 취소와 교도관 1000명 채용 등을 주장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탈리아 사법부는 이번 시험 무효화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BBC는 "이탈리아의 청년 실업률은 최근 몇 년간 40%를 웃돌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며 "마피아의 시험 부정이 시험에 응시한 젊은이들의 꿈을 꺾어버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