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건국대·경희대·한양대 등 주요 대학이 2016학년도 입시 결과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5월 말~6월경에는 교육부·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만든 대입정보포털 '어디가(adiga.kr)'를 통해 다른 대학들의 입시 결과도 공개될 예정이다. 입시 정보를 하나라도 더 알고 싶은 수험생·학부모 입장에서는 각 대학의 전년도 입시 결과 공개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학 측이 공개하는 입시 결과 기준이 제각각이어서 이를 볼 때는 주의할 점이 많다.

정시에서는 전형 요소·방법이 다양한 수시와 달리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성적이 당락을 좌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전년도 입시 결과가 지원 전략 수립에 많은 도움이 된다. 하지만 올해나 내년의 경우에는 수능에 변화가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올해 수능에서는 국어가 수준별 A·B형에서 통합형으로 바뀌고, 한국사가 필수 응시 과목으로 지정됐다. 내년에 치르는 2018학년도 수능에서는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뀐다. 또한 매년 대학·학과·모집군별 정원도 달라진다는 점에 유념한다. 특히 정시 모집군(가·나·다군)이 바뀌면 합격선이 큰 폭으로 달라질 수도 있다. 임병욱 서울 인창고 교감은 "수능 형태나 대학별 전형 방식이 매년 달라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올해는 '프라임(PRIME) 사업' 선정 등으로 대학이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정원이 조정되는 학과가 많다. 이런 점을 감안하며 전년도 입시 결과를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학 측이 입시 결과를 100% 공개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이미 입학처 홈페이지를 통해 입시 결과를 공개한 건국대의 경우, 정시 결과를 '최종등록자 상위 80% 백분위' 기준으로 공개했고, 경희대는 '최종등록자 상위 80%의 백분위 평균'을 기준으로 공개했다. 한양대는 '최종등록자 100%의 백분위(국어·수학·영어·탐구〈2과목〉 4개 영역 백분위 평균)'를 공개했다. '어디가'에 공개될 입시 결과도 대학 측이 상위 70·80·90% 가운데 기준을 선택해 공개할 예정이므로, 건국대·경희대와 유사한 형태로 공개될 전망이다. 김혜남 서울 문일고 교사는 "입시 결과를 볼 때는 '최초합격자' 점수인지, '최종합격자' 점수인지부터 살피라"며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입시 결과가 천차만별"이라고 귀띔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정시의 경우 대학마다 1000점·750점 등 전형 총점을 다르게 매긴다. 만약 이 점수로 입시 결과가 공개되면, 이를 수험생·학부모가 분석하기는 어렵다. 그럴 경우에는 백분위·표준점수 총점 등을 역추산한 가공 자료를 참고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수시의 경우에는 공개된 입시 결과를 활용하기가 더 어렵다. 학교생활기록부·자기소개서 등 제출 서류와 면접 등 다양한 전형요소를 통해 정성평가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미 공개한 대학을 보면 건국대는 전형·모집단위별 내신성적 평균등급과 최저등급(최종등록자 기준, 국어·수학·영어 교과 등급의 산술평균)을 공개했고, 경희대는 전형·모집단위별 '합격자 학생부 등급 평균'과 '1단계 합격자 학생부 등급 분포' 자료를 공개했다. 한양대는 학생부교과전형 합격자의 내신등급 평균과 논술전형 합격자의 논술성적 평균만을 학과별로 공개했다. 임성호 대표는 "수시에서는 내신·논술 성적 정도만 정량적으로 공개가 가능하다. 그러나 정성평가가 대부분인 수시에서는 공개된 내신성적 등이 합격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혜남 교사 역시 "학생부종합 등 많은 수시전형이 제출서류·면접 등을 주요 평가요소로 활용하므로, 공개된 입시 결과는 지원 전략 수립 시 참고용으로만 보라"며 "또한 공개된 입시 결과는 합격자 평균 혹은 상위 80%의 성적인 경우가 많으므로 입시 결과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라도 지원을 겁낼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공개된 입시 결과는 수시모집에서 지원 대학을 결정할 때 참고용으로 활용하는 게 현명하다. 임성호 대표는 "정시 입시 결과로 대학·학과별 위치를 파악하고, 수시에서 어느 수준의 대학에 지원할지를 결정하라"며 "(대학 측이 입시 결과를 100% 공개하지 않더라도) 발표 자료를 토대로 나오는 2차 가공 자료까지 참고하면 입시 전략 수립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