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반대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테메르가 소속된 제1당 브라질민주운동당(PMDB) 유력 인사들의 원전(原電) 건설 비리 연루 의혹이 제기돼 정치권이 혼돈에 휩싸였다.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와 관련된 뇌물 스캔들에 휩싸여 있던 브라질에 또 다른 대형 비리 사건이 터진 것이다.

브라질 언론들은 22일(현지 시각) 2014년 앙그라-3호 원전 건설 계약 과정에서 PMDB 소속인 호메루 주카 기획장관과 헤난 칼례이루스 상원의장, 에지손 로바웅 상원의원(전 에너지장관) 등 최소한 3명이 뇌물수수 의혹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테메르 물러나라” - 지난 22일(현지 시각)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시위대는 포르투갈어로 ‘테메르는 물러나라(포라 테메르·FORA TEMER)’라고 적은 피켓을 들어 올리며 테메르의 저택으로 몰려가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탄핵 정국 속 브라질은 지금]

로바웅 의원은 한 업체의 30억헤알(약 1조원)의 계약 체결을 도운 후 PMDB 앞으로 3000만헤알(약 100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칼례이루스 의장과 주카 장관은 과거 주지사와 부지사 후보로 출마한 자신들의 아들 선거자금으로 각 150만헤알씩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세 사람은 "합법적인 기부금"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브라질 검찰은 현직 장관과 연방의원을 수사하기 위해 필요한 대법원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이 원전 비리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PMDB 전체가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 있어 테메르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주말인 22일 상파울루, 리우데자네이루 등 대도시에서 반(反)테메르 시위가 이어졌다. 상파울루에서 약 2000명의 시위대가 테메르 저택으로 몰려가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반(反)테메르' 시위는 지난 12일 테메르의 대통령 권한대행 취임 이후 거의 매일 열리고 있다. 테메르가 장관 모두를 보수 성향의 백인 남자로 임명하고, 문화부를 극우 장관이 맡고 있는 교육부에 통합시킨 후 반대 시위는 더욱 격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