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개원을 일주일 앞두고 국회 의원회관의 사무실 배치가 눈길을 끈다. 여야를 막론하고 성향별·계파별로 국회의원들이 '끼리끼리' 모이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친박(親朴)·비박(非朴)이 계파별로 모였다. 친박 좌장 격인 8선 서청원 의원은 628호에서 국회 분수대와 도서관이 보이는 최고 인기 방 중 하나인 601호로 옮겼다. 인근의 648호는 원유철 의원의 방이고, 박덕흠(604호)·조경태(636호) 의원과 김선동(626호)·민경욱(628호)·이만희(602호) 당선자가 같은 층에 모였다. 10층엔 '진박' 조원진(1018호) 의원 인근에 대구 출신 곽상도(1014호)·정종섭(1016호) 당선자와 청와대 수석을 지낸 유민봉(1015호) 당선자가 나란히 입주했다.

비박인 김무성계는 주로 7층에 포진했다. 김무성 전 대표의 방인 706호 좌측(704호)엔 김 전 대표 시절 사무총장이었던 이군현 의원이, 우측(707호)엔 강석호 의원이 배치돼 '좌군현·우석호' 진용이 갖춰졌다. 유승민 의원(916호)과 가까운 이혜훈 당선자는 914호를 배정받았다. 신임 정진석(946호) 원내대표는 김광림(944호) 정책위의장과 이웃사촌이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김종인(404호) 대표와 우상호(413호) 원내대표, 최운열(445호) 정책위 부의장 등 지도부가 4층에 결집했다. 국회의장을 노리는 정세균(718호)· 원혜영(816호)·박병석(804호)·이석현(813호) 의원은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로열층에 모였다. 이번 총선 PK(부산·경남) 야권 돌풍을 일으키며 국회에 입성한 김영춘(739호)·김경수(733호)·전재수(735호) 당선자도 이웃방에 배정됐다.

야당 의원들은 자신의 의원실 방 번호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더민주 우 원내대표가 옮긴 413호는 더민주가 '1당'이 된 지난 4·13 총선을 의미한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뜻하는 518호를, 박지원 원내대표는 6·15 남북공동선언의 의미를 담은 615호를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