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지중해에서 추락한 이집트항공 여객기의 탑승자 가족이 이집트 카이로 공항에서 오열하고 있다.

이집트 당국이 지중해에 추락한 이집트항공 MS804 여객기 탑승자 66명 모두 사망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현지 언론이 20일(현지 시각) 전했다. 셰리프 파티 이집트 민간항공장관이 탑승자 친·인척에게 "생존자는 없다"고 통보했다는 것이다.

수색 이틀째에 접어든 이집트군 당국은 북부 항구 도시 알렉산드리아에서 약 180마일(약 290㎞) 떨어진 해상에서 탑승자 시신과 소지품 일부, 항공기 잔해 등을 발견했다. 유럽우주국(ESA)은 사고기가 실종된 지점 부근에서 2㎞에 이르는 기름띠가 위성에 탐지됐다고 밝혔다.

여객기 출발지인 파리 샤를 드골공항은 비상이 걸렸다. 작년 11월 파리 테러의 기억이 생생한 데다 당장 다음 달 10일부터 유로(유럽축구선구권) 2016 대회가 프랑스에서 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국회는 만장일치로 국가 비상사태 연장을 선포했고 테러 경계 수준도 파리 테러 직후 수준으로 올렸다.

프랑스 수사 당국도 샤를 드골공항의 지상 근무 직원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다. 공항 직원 등 내부자가 폭탄을 기내에 몰래 반입하는 것을 돕고 테러 단체가 원격 장치로 기폭(起爆)시켰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것이다. 제임스 울시 전 CIA 국장은 "(공항이나 항공사) 내부자가 개입했을 확률이 매우 높다"고 CNN에 말했다. 실제 지난해 파리공항 직원 가운데 이슬람 근본주의자가 발견돼 출입 허가증이 회수된 사례가 있다. 프랑스 현지 언론들은 "경찰은 수하물 검사, 탑승객 점검에 관여한 공항 직원 가운데 극단주의자가 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전 세계 안보 전문가들은 일제히 기내 폭발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마이클 매콜 (공화·텍사스) 미 하원 국토안보위원장은 "여객기는 지난 18일 밤 프랑스 파리를 출발하기 전에 카이로와 튀니스를 거친 것으로 안다"며 "샤를 드골공항이나 그 이전에 기내에 폭탄이 설치됐을 수 있다"고 미 의회 전문지 더 힐(The Hill)에 밝혔다.

현재 이집트·그리스 당국은 실종 지점과 지중해 동남부 크레타섬 남쪽 일대에서 집중적으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블랙박스가 발견되지 않아 정확한 추락 원인을 밝힐 때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2013년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처럼 잔해 일부만 발견하고 사고 원인은 미스터리로 남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지중해의 평균 수심은 2000m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