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중국 총리가 1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1차 ‘발전을 위한 관광 국제회의(First World Conference on Tourism for Development)’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여름 증시 대폭락 때 인위적으로 증시를 부양한 것에 대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내 생각이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19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작년 6월 증시가 공황에 빠지자 인민은행·증권금융공사 등을 동원해 주식을 사들였다. '폭력부양(暴力求市)'이란 말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증시가 계속 하락해 부양 조치가 실패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당시 시장에서는 이 조치가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의 작품인지, 아니면 공산당의 경제 컨트롤 타워인 중앙재경영도소조(中央財經領導小組)의 주도로 이뤄진 것인지를 두고 견해가 엇갈렸다. 이 소조는 시진핑 주석이 소조장을 맡고 있다.

명보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7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증시 폭력부양은 절대 내 아이디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당시 상하이협력기구 제15회 정상회의 참석차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과 회담했다.

명보는 이 발언을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 간에 견해차 때문에 나온 것으로 분석했다. 이 신문은 "두 사람의 견해차는 이미 지난해 여름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도 19일자에 "최근 국무원과 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경제정책과 전망을 두고 딴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지난주 인민일보가 전문가 특별인터뷰 형식으로 "중국 경제는 상당기간 'L자'로 횡보할 것이며 인위적 부양보다 구조조정 등 근본 개혁이 중요하다"고 보도하자, 국무원이 이번 주 세 차례나 경제를 낙관하는 발표를 내놓았다. 우리의 행정부에 해당하는 국무원은 리커창 총리가 관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