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동북아 평화 협력 세션에서는 평양과기대 교수들과 북한을 방문한 외국 특파원, 사진 작가가 연사로 나와 북한의 실상을 전했다.

첫 세션에는 평양과기대 박찬모 명예총장ㆍ웨슬리 브루어 부총장ㆍ강모세 의약부 부총장이 평양과기대에 대한 선입견을 바로잡기 위해 나섰다.

2009년 설립된 평양과기대는 북한 영재에게 서구식 공학, 경영학, 의학 등을 영어로 가르치는 '북한판 KAIST'다. 하지만 일각에선 사이버 테러를 위한 해커를 양성하고, 핵무기 개발을 목적으로 한 인재 양성소라는 인식이 있다.

브루어 부총장은 "북한에서 개발하는 모든 것은 핵무기 기술을 위한 것이란 근거 없는 공포심이 있다"면서도 "우리는 핵무기를 개발하고, 해커를 양산하는 게 아니라 북한 주민에게 도움을 줄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인터넷 프로그래밍 강의를 5번 했지만, 해킹과는 차이가 있다"며 "해킹과 관련한 별도 특별학교가 있긴 하지만, 과기대에서는 보통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을 영어로 가르칠 뿐"이라고 했다.

브루어 부총장은 또 "학생들을 처음 만났을 땐 나와 눈도 마주치지 않으려고 했지만, 지금은 함께 밥도 먹고 웃으며 얘기도 나눈다"고 했다. 강 부총장도 "학생들은 여전히 미국을 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미국의 일반 시민은 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명예총장은 "우리 학교는 북한에서 학생들이 인터넷을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학교"라며 "학생들이 단체 과제로 미국 힙합 음악을 소개했을 땐 깜짝 놀랐다"고 했다.

북한을 6차례 방문해 촬영한 사진으로 유명세를 탄 에릭 라포르그 작가는 "북한에 갈 때마다 헤어스타일이나 패션이 세련되게 바뀐다"며 "아디다스류의 트레이닝복도 입고, 여자들은 부츠도 신는다"고 했다. 이어 "평양에선 공식적으로 일부 미국 영화를 볼 수 있는데 베드신이 편집이 안 돼 오히려 북한 사람들에게 충격을 줬다"고 했다.

북한 내부를 10차례 들어가 취재했던 윌 리플리 CNN 특파원은 "북한에도 한국처럼 멋진 커피숍과 식당이 있고, 돈만 많으면 멋진 라이프스타일을 누린다"며 "북한에선 부정하겠지만 이건 명백한 자본주의"라고 했다.

하지만 이들은 북한에 여전히 어두운 실상이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라포르그 작가는 "북한에선 나이키 모자를 쓰고도 중국제라고 우기고, 미키마우스도 유명한 미국 캐릭터라고 하면 중국 캐릭터라고 우긴다"고 했다. 또 "사람들이 배고픔에 못 이겨 풀을 뜯어먹는 걸 봤지만, 당국은 유치원 아이들이 재롱잔치하는 사진을 찍어가길 바랐다"며 "오히려 이런 모순을 통해 북한의 실상을 볼 수 있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