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삼성전자 등 IT(정보기술) 기업들이 기존 영역을 뛰어넘어 건설·보안·유통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과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IoT 연결 기기가 2015년 전 세계적으로 48억8000만대에서 2020년 250억6000만대로 급증할 전망이다. 서강대 정옥현 교수(전자공학)는 "앞으로는 자동차·TV·냉장고 등 모든 하드웨어가 인터넷에 연결되고 사물인터넷 기능이 장착될 것"이라며 "네트워크 연결이 안 되는 기기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기기로 취급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색 서비스로 차별화 시도

인터넷TV(IPTV)와 연동. 센서 60개를 통해 퍼팅시 속도·방향·거리 측정

KT는 집에서도 사물인터넷을 통해 마치 골프 그린에서처럼 골프 퍼팅 연습을 할 수 있도록 한 '기가 IoT 헬스 골프퍼팅' 서비스를 최근 출시했다. 인터넷TV(IPTV)의 셋톱박스와 골프 퍼팅 매트를 연결한 것이다. 골프 매트 양옆에 적외선 센서 60개가 부착된 만큼 이용자가 골프 퍼팅 시 정확한 속도, 방향, 거리 측정이 가능하다. KT는 이와 함께 몸무게뿐 아니라 체지방률, 복부비만 수준, 근육량 등을 같이 점검할 수 있는 '기가 IoT 헬스 체중계'도 내놨다. 분석 결과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관리할 수 있다.

외부에 있으면서 스마트폰을 통해 현관 앞 상황 파악 가능

LG유플러스는 외부, 심지어 해외에 있으면서도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현관문 앞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CCTV 서비스 '도어캠'을 출시했다. 누가 초인종을 누르면 스마트폰으로 알림이 오는 만큼 외부에 있으면서도 스마트폰을 현관문 인터폰과 연결해 마치 자신이 집에 있는 것처럼 응대할 수 있다. 초인종을 누르지 않더라도 현관문 앞에서 움직임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현관문 밖 상황이 촬영되는 기능도 갖췄다.

신발 밑창에 압력 센서를 설치해 스마트폰으로 몸의 균형 상태를 확인

삼성전자 사내 벤처인 솔티드벤처는 신발에 센서를 달아 균형감각을 유지하거나 무게중심 이동을 돕는 스마트 신발 'IOFIT'을 선보였다. 골프 스윙 등을 배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측정된 데이터는 사용자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실시간 전송된다.

치아 닦으면서 스마트폰을 통해 각 부분이 제대로 닦였는지 확인

세계적 칫솔 브랜드 오랄비는 스마트 칫솔인 '지니어스(GENIUS)'를 내놨다. 치아를 닦으면서 스마트폰을 통해 어느 부분이 제대로 닦이지 않았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사용자는 치아에 가해진 압력과 칫솔질 소요 시간 등 구강 내 각 위치의 세정 상태에 대한 정보를 즉각적으로 받을 수 있다.

◇이종(異種) 업체와 제휴도 급물살

전혀 다른 영역의 기업들이 IoT 사업을 위해 협력하는 이종 업체의 동거(同居)도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세계 80여 개국에 금고를 수출하는 선일금고제작과 함께 스마트 금고 '루셀'을 최근 출시했다. 금고 문이 강제로 열리거나 고객이 설정한 시간 외에 금고가 열려 있을 때, 비밀번호 입력 오류가 5회 이상 발생할 때 이용자의 스마트폰에 위험 경보가 보내진다. 이용자는 스마트폰으로 보안업체에 출동 요청을 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은 16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와 스마트홈 사업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2017년 상반기부터 LH의 신규 입주 아파트를 대상으로 개방형 스마트홈 서비스를 본격 적용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LH 아파트 입주자들은 기존의 홈네트워크와 연결된 조명·가스·난방 등은 물론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도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LG유플러스는 최근 국내 소방설비 업체인 ㈜파라텍과 제휴를 통해 주방용 사물인터넷 소화장치를 내놨다. 가스 누출 감지 시 자동으로 가스 밸브를 잠글 뿐 아니라, 화재 감지 시 소화기를 발사한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서도 가스 밸브를 잠그거나 상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당신의 모든 생활을 관리… 2016 CES 사물인터넷

IoT 가전제품의 목표는 사람이 움직일 일을 최대한 줄이는 데 있다. 굳이 제품 가까이 가지 않아도 현재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하고, 다른 방이나 외출 시에도 조작이 가능해야 한다. CES 2016에서도 우리의 ‘귀차니즘’을 덜어줄 수 있는 똑똑한 가전제품들이 대거 등장했다.

▲ (사진 왼쪽부터) 스마터 사(社)의 스마트 매트, 스마트 디텍트, 냉장고 캠.

영국 업체 스마터(smarter)는 CES 2016에서 한눈에 부엌을 파악하게 해주는 제품들을 전시했다. ‘냉장고 캠’은 냉장고 내부에 장착해 냉장고 안에 음식물이 얼마나 남았는지 보여준다.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확인할 수 있어 장을 보러 갔을 때 냉장고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필요한 식료품만 구매할 수 있다.

설탕·소금 같은 조미료가 떨어진 것을 깨닫지 못해 곤란했던 적이 있다면 용기 밑에 ‘스마트 매트’를 깔아두면 된다. 매트는 용기의 무게를 측정해 안의 내용물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려준다. 벽에 부착하는 ‘스마트 디텍트’는 오븐 조리시간이 끝나거나 밥솥 취사가 완료되면 스마트폰으로 알림을 보내준다.

기기 스스로 작동해 사람의 손을 덜어주는 제품도 등장했다. 독일 타도(Tado)사의 온도조절기는 스마트폰을 통해 이용자 위치를 추적해 저절로 작동한다. 이용자가 집을 비우면 보일러를 자동으로 외출 모드로 전환하고, 집에 가까워지면 보일러가 저절로 켜지는 식이다.

▲ 휴먼스케일의 ‘오피스 아이큐’ 홍보 이미지.

휴먼스케일사의 ‘오피스 아이큐(Office IQ)’는 자사 의자와 자동높이조절책상을 통해 이용자 건강을 관리한다. 가구에 부착된 센서는 이용자의 활동량을 체크한다. 이용자는 스마트폰을 통해 앉은 시간과 소모된 칼로리를 확인할 수 있다. 의자에 오래 앉아 있으면 오피스 아이큐가 '계속 앉아있지 말고 일어서라'는 메시지를 스마트폰 화면에 띄운다. 자동높이조절 책상을 이용할 경우, 책상 높이가 자동으로 조절돼 선 자세로 일하도록한다.

IoT 기술은 음식관리에도 이용된다. 프랑스 스타트업 다이어트센서(DietSensor)는 'SCiO' 센서를 선보였다. 이 센서는 분자에 빛에 대한 반응을 분석하는 '근적외분광분석법'을 이용해 음식물의 영양성분을 분석한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음식물 가까이 가져다 대고 스캔하면, 해당 음식의 영양소 구성비와 섭취 주의사항 등이 스마트폰에 표시되고, 이용자가 먹은 음식들은 스마트폰 앱에 기록된다.

[[CES 2016] "상상하면 IoT"...부품업체 전성시대 열려]

사물인터넷 입은 똑똑한 주방

집 안의 '주방'을 잡기 위한 삼성전자·LG전자·SK텔레콤·KT 등 정보기술(IT) 업체들의 경쟁이 불붙었다. 냉장고와 같은 주방 가전제품이 점점 똑똑해지면서 앞으로 집 안의 모든 전자(電子)기기를 제어할 핵심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가전 제조사와 이동통신 업체들도 집 안 전체의 스마트 기기를 제어하는 통신기술과 소프트웨어를 주방의 가전제품에 속속 탑재하고 있다.

경쟁이 가장 치열한 제품은 24시간 켜져 있는 냉장고다. 여러 스마트 기기의 중심(허브)이 되려면 항상 전원이 켜져, 언제든 스마트폰 등으로 작동시킬 수 있어야 한다.

▲ 주방 가전이 스마트홈의 새로운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패밀리허브’냉장고에 다른 전자 제품을 제어하는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왼쪽 사진).

삼성전자는 이달 초 '패밀리허브' 냉장고를 미국에 내놓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냉장실 문에 달린 화면에 주부가 메모·사진·일정을 올리면 다른 가족들이 보는 방식으로 가족 간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냉장고에서 영상이나 음악도 나와, 가족들이 주방에서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스마트홈 앱(응용 프로그램)을 냉장고의 화면에 내려받아 사물인터넷으로 연결된 다른 제품들을 제어하게 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생활가전 담당 서병삼 부사장은 "이 냉장고는 가족의 중심이자 스마트홈의 중심인 제품"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올 상반기 선보일‘스마트씽큐 허브’(조리대 맨 오른쪽)는 주방에 놓을 것을 염두에 둔 제품이다.

이동통신 업체도 적극적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3월 삼성전자와 함께 '실버케어 냉장고'를 출시했다. 노년층 부모를 둔 소비자가 주요 고객이다. 12시간 동안 냉장고 문이 열리지 않으면 위급 상황으로 간주, 미리 입력한 보호자 연락처로 알림 메시지를 보내준다.

SK텔레콤과 KT는 각각 동부대우전자와 스마트홈 제품 개발 협약을 맺었다. 연내에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두 회사는 "항상 켜져 있다는 강점 때문에 스마트홈의 핵심 제품은 냉장고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이다.

[사물인터넷 입은 '똑똑한 주방' 가족 중심공간 되다]

반려동물도 돌봐주는 사물인터넷

서울 송파구 한 원룸에서 사는 직장인 김모(27)씨는 외출할 때마다 반려견 먹이를 챙겨주는 게 골칫거리였다. 그러나 두 달 전 예약된 시간에 맞춰 사료가 나오는 IoT(사물인터넷) 사료 급식기를 설치하면서 걱정은 말끔히 사라졌다. 김씨는 "급식기에 카메라와 스피커가 설치돼 있어 스마트폰으로 사료를 잘 먹는지 확인하고 또 수시로 내 목소리를 들려주며 강아지를 안심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맞벌이 부부, 1인 가구, 노인 가구의 걱정을 해결해줄 수 있는 IoT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집에 반려동물을 혼자 두고 나왔더라도 IoT를 통해 사료를 주고 건강도 체크하며 원격으로 놀아주는 제품들이다. IoT 개발업체들은 2015년 1조8000억원에서 2020년 5조8000억원으로 성장하는 반려동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신제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현재 약 1000만명으로 추산된다.

반려동물 시장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이동통신 3사다. 23만 IoT 가입 가구를 확보한 LG유플러스는 작년 10월 자동 사료 급식기 '펫스테이션'과 반려견의 건강 관리 기기 '스타워크'를 동시에 출시했다. 별 모양 목걸이인 스타워크는 반려견의 활동량과 소모된 칼로리 등을 측정해주는 기기다. SK텔레콤도 지난해 5월 GPS(위성 위치 확인 시스템)를 탑재해 반려동물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제품 'T펫'을 선보였다.

[밥 주고, 놀아 주고… IoT가 반려동물 돌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