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채 잡아 쓰러뜨리고 목 조르기, 다리 들어 올려 꺾기, 이단 옆차기….
이종격투기장(場)에서 벌어진 일이 아니다. 전북 남원의 한 중증 장애인 거주 시설에서 사회복지사들이 장애인들에게 가한 끔찍한 폭력 장면들이다.
전북 남원경찰서는 중증 지적 장애인 23명을 상대로 수시로 가혹 행위를 한 혐의로 해당 사회복지시설 원장 이모(73)씨 등 전·현직 직원 17명을 입건하면서 사회복지사 조모(42)씨와 김모(39)씨는 구속했다. 경찰은 올해 2월 19일부터 25일간 이 시설에 설치된 CCTV에 찍힌 동영상을 확보해 이 중 일부를 공개했다.
동영상에는 이 시설 직원들이 저지른 무지막지한 가혹 행위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시설 2층 휴게실에 사회복지사와 장애인 20여명이 소파에 앉아 있는 가운데 한 장애인이 창문을 여러 차례 여닫는 행동을 반복하자 옆에 있던 사회복지사가 장애인의 머리채를 잡고 바닥에 패대기를 친 뒤 끌고 갔다. 이어 장애인의 목을 옆구리에 끼고 졸랐지만, 주변에선 말리는 사람이 없었다.
또 한 장애인이 휴게실 탁자를 밟고 올라서자 사회복지사가 장애인을 바닥으로 끌어내린 뒤 이종격투기 자세로 발목을 꺾었다. 장애인은 고통에 몸부림쳤지만 사회복지사는 그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동영상에는 사회복지사가 호주머니에서 100원짜리 동전을 꺼내 소파에 올라선 장애인의 발등을 겨눈 뒤 연거푸 힘껏 던지는 장면도 담겨 있다.
이 시설에 수용된 장애인들은 의사 표현 능력이 2~5세 수준인 1·2급 장애인들이어서 항의하거나 반발하지도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25일간 동영상을 통해 확인된 폭행과 학대 사례만 100여건"이라고 했다. 동영상에는 나오지 않지만 장애인이 밥을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회복지사가 숟가락으로 장애인의 머리를 찍어 상처를 입히기도 했고, 한 미성년 장애인은 교사가 밀치면서 쓰러져 눈 위가 찢어지기도 했다.
이 시설은 운영비의 85%는 정부와 남원시가 대고 15%는 수용된 장애인들의 가족이 부담하고 있다. 그러나 남원시는 물론 가족들도 최근까지 가혹 행위가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경찰은 지난 3월 익명의 제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