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이나 좁은 골목길에서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며 주차된 모든 차량의 번호를 조회하는 남자들. 그러더니 어느 한 차량의 앞 번호판을 1분도 안 돼서 떼고 가져갔다. 이들은 강남구청에서 근무하는 번호판 영치팀이다.

자동차 번호판 영치(領置)는 자동차세, 각종 자동차 범칙금 등을 미납한 차량 등을 대상으로 번호판을 떼어내는 것을 말한다. 지자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서울시의 경우 체납 과태료의 합계가 30만원 이상이거나 자동차세 2건 이상 미납자, 자동차 의무보험 미가입(무보험) 차량 등의 번호판을 영치한다.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청의 번호판 영치팀 3명과 함께 단속현장을 동행했다. 이들이 영치 대상 차량을 찾는 방법은 간단했다. 단속 차량에 부착된 번호판 인식 카메라가 지나다니는 모든 차량의 번호를 자동으로 촬영해 세금 미납자 차량을 모니터 화면으로 알려주거나, 스마트폰 단말기로 일일이 차량번호를 입력해 영치 대상 차량을 찾는다.

가장 먼저 단속반은 강남의 한 아파트단지 지하주차장으로 향했다. 주차장에 도착한 지 5분도 안 돼서 세금 미납 차량을 찾았다. 28만원 상당의 자동차세가 3건이 밀려 약 82만원의 세금을 내지 않은 고급 외제차다.

단속반은 신속히 차량의 앞 번호판을 떼어내고 앞유리에 번호판을 찾을 방법이 적혀있는 자동차 번호판 영치증을 올려놓았다. 강남구청 번호판 영치팀 한종화 팀장은 “2014년부터 상습적으로 세금을 내지 않는 차량이어서 번호판을 영치했다”고 했다.

이어서 강남의 주택가가 밀집된 지역을 돌아다니며 주차되어 있는 차량 번호판을 조회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쉽게 번호판 영치 대상 차량을 찾아냈다. 이 차량은 약 21만원 상당의 자동차세가 총 2건이 밀려있어 약 42만원의 세금을 내지 않은 차량이다.

단속반은 차량 주인에게 전화를 걸어 세금을 내지 않으면 번호판을 떼어 가겠다고 연락했다. 그러자 50대로 보이는 여성이 신속하게 차량 쪽으로 와 단속반에게 “세금 내는 것을 매번 잊어버려서 못 냈다”고 변명했다. 그러더니 “얼마나 된다고 번호판까지 떼어 가느냐”며 세금을 바로 내겠다고 약속했다. 한 팀장은 “이렇게 약속을 하고도 세금을 내지 않는 사람이 많다”며 “단속반들은 체납자에게 속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날 3시간 동안 강남 일대를 돌아다니며 단속한 결과 총 8건의 번호판이 영치됐다. 작년 한 해 서울시에서만 총 7만여 대의 체납차량 번호판을 영치했고, 190억원의 세금을 징수했다.

※영치된 번호판을 찾는 방법
영치된 자동차의 번호판은 영치증에 적혀있는 관할구청에 직접 찾아가 별도의 벌금 없이 밀린 세금이나 범칙금을 완납하면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