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는 경선 내내 숱한 여성 비하 발언으로 도마위에 올랐다. 그의 ‘여성관’에 대한 논란이 불 붙은 것은 지난해 8월. 트럼프가 자신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 폭스뉴스 앵커 메긴 켈리에 대해 “그의 눈에서 피가 나왔다. 다른 데서도 피가 나왔을 것”이라며 생리 때문에 예민해졌다고 언급하면서다.
‘여성 비하’에 대한 비판이 들끓었지만 트럼프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 그로부터 한 달 뒤 트럼프는 같은 당 유일한 여성 후보였던 칼리 피오리나를 지칭하며 “저 얼굴 좀 봐라. 누가 저런 얼굴에 표를 던지겠냐”며 외모 비하를 해 또다시 논란을 빚었다.
트럼프의 이런 ‘망언’은 돌발적인 것이 아닌 것 같다. 14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는 “선을 넘어서:도널드 트럼프는 사생활에서 어떻게 여성들을 대했는가”라는 기사를 통해 “트럼프에겐 이같은 일이 거의 일상화되다시피 했다”고 전했다. 이 기사에는 트럼프의 과거 연인, 부하 직원 등 그를 곁에서 지켜본 50여 명을 인터뷰한 내용이 포함됐다.
모델 출신인 로완 브루어 레인은 1990년 트럼프의 플로리다 저택에서 열린 수영장 파티에 초대받았던 일화를 밝혔다. 50여명의 모델과 30여명의 남성이 초대받은 이 파티에서 트럼프는 당시 26살이었던 레인을 저택의 외딴 방으로 데리고 가 비키니로 갈아 입으라고 요구했다.
레인은 “비키니를 입고 나온 내 모습을 보고 트럼프는 ‘와우’라고 소리쳤고, 나를 끌고 나가 ‘끝내주는 트럼프의 여자예요’라고 말하며 사람들에게 자랑했다”고 회상했다. 그 후 몇 달 동안 그녀는 트럼프의 연인으로 지냈다.
트럼프가 다녔던 뉴욕군사학교의 한 동기생은 “트럼프가 학교 행사에 대리고 오는 여학생의 외모에 극도로 민감했다”며 “똑같은 여학생을 데려오지 않았지만, 다들 예쁘고 옷을 잘 입는 여성들이었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1996년 미스 유니버스 조직위원회를 인수한 뒤, 그에게 기습 키스를 당했다는 미인대회 참가자의 증언도 나왔다. 1997년 ‘미스 유타’였던 템플 타거트는 “트럼프는 처음 본 자리에서 내 입술에 키스했다”며 “당시 그는 두 번째 부인인 말라 메이플스와 결혼한 상태였다”고 했다. 그는 “나 뿐만이 아니라 여러 여성을 무례하게 키스했고, 역겹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1980년대 트럼프타워 공사 총감독을 맡고 있던 바버라 레스는 “트럼프가 갑자기 나한테 ‘사탕을 좋아하는군’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내 몸무게가 불어난 것을 지적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고위직 여성에게도 상습적으로 부적절한 애칭을 사용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뉴욕시 부시장을 지냈던 알레어 타운젠트는 “트럼트는 나를 무시하려는 듯 연인 사이에서나 쓰는 ‘자기(Hon, Dear)’라고 불렀다”라며 “나를 위축시키려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보도에 대해 미국 네티즌들은 “트럼프는 최악의 성차별주의자”라고 말하며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 순간 지금까지 그보다 위대한 사람들이 인종차별, 성차별 등을 없애기 위해 싸워온 결실이 모두 무너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