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13일 오전 광주 북구 전남대 용지관 컨벤션홀에서 학생 등 400여명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있다. 박 시장은 강연에서“역사의 부름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더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3일 광주(光州) 전남대 강연에서 "4·13 총선은 '반란'이 아니라 차라리 '혁명'"이라며 "국민은 정부·여당과 박근혜 정부의 오만과 독선으로 침몰해 가는 대한민국호의 균형수(水)가 돼 주셨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어 "저도 뒤로 숨지 않겠다. 역사의 대열에 앞장서겠다"며 "역사의 부름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더 행동하겠다"고 했다.

평소 '행정가'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던 박 시장이 광주에서 고강도 정치 발언을 하면서 정치권에서는 "대선 주자로서의 움직임이 본격화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꺼려온 박 시장 측은 그동안 "국민과 시대가 박 시장을 필요로 하면 대선 출마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박 시장은 이날 여러 차례 '역사'를 강조했다. 박 시장은 또 강연에서 청년 취업과 서민 경제 문제를 거론하며 '천하의 근심을 먼저 걱정하고, 천하의 즐거움은 뒤늦게 즐긴다(先天下之憂而憂 後天下之樂而樂)'는 송(宋)나라 고사를 인용한 뒤 "서울시장으로서 최선을 다한 것으로 책임을 모면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정치권에선 박 시장이 이 시기에 광주를 찾은 것 자체가 대선과 관련된 정치적 메시지라는 관측이 많다. 그는 지난 12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하면서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윤장현 광주시장을 비롯해 광주시의원, 5·18 관련 단체와 인사들을 차례로 만났다. 박 시장은 윤 시장을 만나서는 "윤 시장과 저는 형제"라며 "서울과 광주는 동맹 관계"라고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호남 총선에서 참패한 상황에서 호남 민심을 얻으려는 박 시장의 전략적 행보라는 분석이다. 박 시장은 지난 10일에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자체로는 처음으로 공기업에 근로자 이사를 두는 근로자 이사제를 발표하기도 하는 등 최근 대중이 관심을 가질 만한 이슈들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