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수도 로마는 어떤 도시?]

다음 달 5일 치러지는 이탈리아 로마시장 선거를 앞두고 야당 소속 30대 여성 후보가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제1 야당인 '5성(星) 운동' 후보로 출마한 비르지니아 래지(37·사진) 후보는 수개월 전부터 지지율 25~30%로 꾸준히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우파 '북부리그'의 조르지아 멜로니(20~24%), 집권 민주당(PD)의 로베르토 자케티(19~ 22%) 등을 앞서고 있다. 래지 후보가 당선될 경우 첫 여성 로마시장이 탄생하게 된다.

일곱 살 아들을 둔 엄마인 래지 후보는 변호사 출신으로 2011년 정계에 입문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거창한 이슈 대신 버스 전용차선 만들기, 신호등 재정비로 불필요한 교통 정체 없애기, 도심 쓰레기 줄이기 등 실생활과 관련된 공약을 내걸었다. 유럽 주요 도시 시장 후보의 공약치고는 소박해 보인다는 평가도 있다.

정치 경력이 5년밖에 안 된 래지 후보의 약진은 지난해 불거진 마피아 범죄 조직과 로마시청의 결탁 의혹이 주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로마 검찰은 도시의 주요 공공 계약 사업을 놓고 마피아와 결탁한 혐의로 로마시(市) 고위 공무원 100여명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비리를 뿌리 뽑겠다"고 공언했던 이그나치오 마리노 전(前) 로마시장 역시 범죄 조직 연루와 공금 과다 사용 등이 문제가 돼 작년 10월 시장에서 물러났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기성 정치에 환멸감을 느끼게 된 시민들이 새로운 인물을 선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래지 후보가 속한 '5성 운동'은 2009년 코미디언 출신 베페 그릴로(67)가 기성 정치에 반기를 들며 만든 정당이다. 생태주의, 지속 가능한 개발, 인터넷 접근성 보장 등 기존 정치권에서 크게 다루지 않던 다섯 가지 핵심 정책을 내세워 2013년 총선에서 제1야당으로 떠올랐다. 소속 하원 의원이 109명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