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1

지난 2014년 9월 영남권의 한 고등학교 화학 교사 A(여·50대)씨는 수업 시간에 휴대폰을 보던 B군에게 "교실 밖으로 나가라"고 주의를 줬다. B군은 "내가 내 돈 내고 수업받는데, 왜 나가라고 하느냐? X나 빡치네"라면서 대들다 급기야 A씨에게 철제 의자를 집어던졌다. A씨는 이를 팔로 막다가 어깨 관절 힘줄이 파열돼 전치 7주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았다. 교사는 제자로부터 폭행당한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이듬해 명예 퇴직했다.

#사례 2

수도권 중학교 3학년 C군은 작년 6월 수업을 들으면서 교사들에게 잇따라 폭언을 하고 무단 귀가했다. 이 학교 교무부장과 담임교사가 C군에게 선도위원회에 출석하라고 말하기 위해 C군 집을 방문하자 C군 아버지는 "아들은 잘못이 없다"며 오히려 두 교사를 무단 주거 침입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학교가 C군에 대해 전학 조치를 내리자 C군 아버지는 "학교가 아들의 인권을 침해했다"며 교육청과 행정법원 등에 전학 집행 정지 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키워드 정보] 학생 인권 조례란? ]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의 교권(敎權) 침해 사례가 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10일 '2015년 교권 회복 및 교직 상담 결과'를 발표하고 지난해 교총에 접수된 교권 침해 상담 사례가 총 488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는 2006년 교권 침해 179건에 비해 173%, 전년도(439건)에 비해선 11% 이상 증가한 것이다. 교총은 "교권 침해 사건이 2009년 이후 6년째 증가하고 있으며 연평균 41.8건(12.8%)씩 늘어났다"고 밝혔다.

◇일부 학부모 '갑질' 도 넘어

교총에 접수된 교권 침해 유형은 학부모와의 갈등·분쟁이 227건(46.5%)으로 가장 많았고 ▲교육 당국 등 처분권자에 의한 피해 102건(20.9%) ▲제3자에 의한 피해 34건(7.0%) 순이었다. 학생에 의한 교권 침해는 23건(4.9%)으로 전년도 41건에 비해서는 줄었지만 여전히 한 달에 두 번꼴로 발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학생에게 교권 침해를 당하고도 공개하지 않는 교사도 있어 실제 피해 사례는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권 침해 절반 가까이는 학부모에 의한 것이었다. 교총 관계자는 "학생들의 교권 침해는 대부분 우발적이지만, 학부모에 의한 피해는 지속적이고 계획적인 경우가 많아 교원들의 정신 피해가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작년 3월 한 초등학교 학부모 D씨는 새 학기 시작 사흘 만에 교감을 찾아가 "담임선생이 개인 휴대폰 번호를 공개하지도 않고 나이가 너무 많다"며 담임 교체를 요구했다. 학교가 이를 거부하자 D씨는 매일 교장·교감에게 담임 교체를 요구하는 문자를 보냈고, 같은 반 학부모들이 공유하는 웹 사이트에 '담임이 촌지를 요구하고 학생들을 폭행한다'는 허위 글을 올렸다.

◇"학생 교육보다 인권만 강조하는 분위기 영향도"

교총 자료에 따르면 2006년부터 증가하던 교권 침해 사례는 2009년에 반짝 감소세로 돌아서다, 이후 6년째 늘고 있다. 이성호 중앙대 교수는 "6년 전 경기도가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한 이후 전국적으로 학생 인권에 대한 인식은 높아졌지만, 반대로 교권은 빠르게 붕괴하고 있다"며 "교사의 교육권보다 학생 인권만 지나치게 앞세운 조례가 교권 추락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교총 신정기 교권강화국장은 "선진국에서는 학부모가 자녀 학교로 찾아가 교사권을 침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수업 중인 교원을 폭행하거나 협박하는 경우 가해자를 가중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