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향수

온종일
어시장 좌판에서
생선 장사하시는
울 엄마 향수는 멘소래담입니다.

생선 비린내도
퉁퉁 부어오른 종아리도
멘소래담이면
쏴아아 가라앉습니다.

내가 아는
세상에서 가장 향기롭고
고마운 향수입니다.

―김현욱(1977~ )

예전에 흔히 가정에 있었던 소염진통제 멘소래담은 코끝을 싸하게 톡 쏘는 독특한 향이 났다. 하루 종일 일을 하고 와서 허리가 아프거나 무릎이 저리면 멘소래담을 바르곤 했다. 이 동시에 나오는 생선 장사하는 엄마도 온종일 서서 장사하느라 퉁퉁 부어오른 종아리에 멘소래담을 바른 모양이다.

시인은 엄마가 바른 멘소래담에서 나는 향을 '엄마의 향수'라고 했다. 그 말에는 온종일 가족을 위해 힘겹게 일하는 엄마에 대한 고마움과 안쓰러운 마음이 담겨 있다. 생각해 보면 어찌 엄마의 향수가 멘소래담뿐이랴. 아기 때의 젖 냄새, 일할 때의 땀 냄새, 밥할 때의 밥 냄새, 그 또한 '세상에서 가장 향기롭고 고마운 향수'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