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9일 개막 나흘째인 노동당 제7차 대회에서 노동당 규약을 개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당 규약에는 '핵보유국' '핵 강국'이란 표현과 함께 '핵·경제 병진 노선을 항구적으로 관철하겠다'는 취지의 문구도 들어간 것으로 관측된다. 국제사회의 비핵화 요구를 무시하고 핵 무력 증강을 국시(國是)로 삼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김정은은 지난 6~7일 1박2일에 걸쳐 낭독한 당중앙위 사업 총화 보고(업적 보고)에서 '핵·경제 병진 노선'이 "급변하는 정세에 대처하기 위한 일시적 대응책이 아니라 항구적으로 틀어쥐고 나가야 할 전략 노선"이라며 "자위적인 핵 무력을 질량적으로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우리 공화국은 책임 있는 핵보유국"이라고 했다.

당 규약 개정은 김정은의 이 같은 인식을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선 당 규약이 헌법보다 상위의 규범이다. 북한은 김정은 집권 첫해인 2012년 4월 헌법 개정을 통해 서문(序文)에 '핵보유국'이란 표현을 넣었다. 정부 당국자는 "헌법에 이어 당 규약에까지 '핵보유국'을 못박은 이상 북한의 누군가가 앞으로 비핵화를 시도한다면 이는 반당(反黨) 행위가 된다"며 "북핵 해법을 근본적으로 다시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자베르 쿠웨이트 총리와 접견에서 "북한이 금년 초 4차 핵실험을 강행하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지속하는 한편 최근 제7차 당 대회에서도 핵보유국을 주장하면서 핵무기 고도화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며 "이는 한반도 및 동북아뿐 아니라 전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협할 수 있는 도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핵개발 의지를 꺾기 위해서는 북한이 핵 옵션을 포기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국제적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이 지난 6~7일 낭독한 당중앙위 사업 총화 보고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인민'(313회)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두고 '민심 이반에 대한 위기감이 투영된 결과'란 분석이 나온다. '인민'에 이어 '혁명'(269회), '사회주의'(213회), '경제'(142회), '주체'(128) 등이 많이 쓰였다.

반면 김정일 시절에 자주 쓰이던 '강성 대국'(0회), '강성 국가'(1회)란 말은 사라지고 '사회주의 강국'(30회)이 많이 쓰였다.